이런 '사기 캐릭터'가 또 있을까? 배우 정우성이 스크린 밖에서의 행보로 의도치 않은(?)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다. 외모는 완벽 그 자체인데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고, 또 옳은 일에는 아낌없이 자신을 쏟아붓는 모습이 그렇다.
정우성은 2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관심을 갖고 만약에 행동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조그마한 어떤 도움의 행동을 실천해 주시면 커다란 힘이 된다"며 전세계 고통받는 난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정우성이 이처럼 UN 난민기구 친선대사의 신분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SBS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네팔 대지진에 대한 가슴 아픈 심경을 전했고, 올해 초 JTBC '뉴스룸'에서는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에 대해 "그곳에서 함께 일하다보면 현장에서 뛰고 계신 분들이 살아있는 영웅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오히려 활동하면서 제가 받는게 많다고 느낀다"고 말하며 적극적이고도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또 정우성은 지난달 4일에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며 "난민들이 생활하는 걸 여러분과 같이 이야기하고 싶었다. 레바논인구의 1/4인 100만여 명이 난민촌에 있다. 다른 나라의 난민촌 상황과 다르다. 도시 난민이다. 여러 도시에 흩어져서 폐건물에서 간이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고 레바논 난민의 현실을 전했다.
당시 그는 "유세프 가족, 핫산이 생각난다. 핫산은 태어난 지 20일 된 딸을 둔 아버지"라고 자신이 만났던 난민 가족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세계 열한 명 밖에 없다는 UN 난민기구의 아홉 번째 친선대사인 정우성은 이처럼 훈훈한 '개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행보에 더욱 진정성이 부여되는 것은 평소 연예인 동료들의 숱한 증언들 때문이다. 배우 김정태의 어려운 시절, 흔쾌히 거금을 빌려줬다는 일화나 현장에서 그의 모습을 "날개없는 천사"라 묘사한 김원해의 말, 절친인 이정재와 19년 넘게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모습 등운 '괜찮은 인간 정우성'의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있다.
정우성에 관한 것이라면, 다소 안타까운 상황도 그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 본의 아니게 활용된다. 정우성은 지난 3월 사기죄로 기소된 스타 작가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려줬다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후 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한층 더 좋아졌다. 팬들은 완벽하기만 한 미남 배우가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일을 겪고 살아간다는 점에 친근함을 느낀다.
비록 정우성은 당시 소속사를 통해 "고소 없이 넘어간 일인데 갑자기 언급돼 당황스럽다. 옛날 일이고 문제는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상처가 된 일이라 확대 해석없이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전했지만, 대중이 허술해 보이면서도 친근한 미남에게 갖는 호감을 막지는 못했다.
이처럼 정우성은 한 두해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성숙한 인간미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배우로 그가 보여줄 활약들에 기대감을 가져본다. /eujenej@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