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의 거장이 돌아왔다. ‘대장금’, ‘허준’, ‘동이’, ‘마의’ 등 대한민국 사극의 자존심을 지켜온 이병훈 감독이 무게감 있는 거장의 힘을 펼칠 전망이다. ‘허준’과 ‘상도’를 통해 호흡을 맞춘 최완규 작가와는 16년 만의 재회다. 대작을 만들어냈던 거장들이 2016년을 다시 한 번 사극의 시대로 열 수 있을까. 넘어야 할 산은 ‘새로움’이다.
27일 오후 MBC 상암신사옥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는 MBC 새 주말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병훈, 최정규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진세연, 고수, 정다빈, 김미숙, 정준호, 박주미, 윤주희 등 약 30여 명의 배우들이 극중 의상으로 단상에 올랐다. 이처럼 MBC 측은 “전사적으로 모든 역랑을 투입하고 가장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옥중화’는 전옥서(조선시대 교도소)에서 태어난 옥녀(진세연 분)가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며 자신의 신분을 되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까지 이병훈 감독은 역사 속에서 소외된 백성의 이야기를 전면에서 다루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던 바 있다.
이병훈 감독은 첫 방송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심경으로 “드라마는 참 많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새로운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늘 떨리고 부담스럽고 걱정된다”며 두려움을 전했다.
두려움의 이유는 이병훈표 사극이 또 새로울 수 있느냐는 것. 이병훈 감독은 “시청자분들은 예전 ‘허준’, ‘대장금’의 재탕이라고 평가를 내리실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저는 또 새로운 걸 하고 싶어 ‘옥중화’ 작품을 기획했다”면서 그 새로운 지점으로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조선시대 교도소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과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병훈 감독이 스스로 꼽는 실화의 한계는 드라마의 끝과 경과를 시청자들이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 이에 이병훈 감독은 “이번에는 소재를 시청자가 전혀 눈치챌 수 없는 것을 하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역사 드라마인 만큼 고증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이병훈 감독은 “일전에 역사 고증에 대해 비판을 받고 반성을 많이 했다. 그래도 마음속에서 고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역사드라마를 보고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그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큰 역사적인 줄기에서 왜곡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대장금’ 이영애, ‘동이’ 한효주에 이어 이병훈 감독의 선택을 받은 진세연은 부담을 드러내면서도 “사극을 꼭 찍어보고 싶었다. 많은 선생님 선배님들이 나오시는데 이런 작품을 언제 찍어볼 수 있을까 싶었다.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모두 함께 작품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 열심히 하는 것만이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 하는 보답하는 길”이라는 의지와 노력을 전했다.
오는 30일 첫 방송. / besodam@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