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성우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그리고 참 열심히 찍고 있는 배우다. 그가 충무로에서 ‘다작 요정’으로 불리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원래 자주 볼수록 익숙하긴 하지만 그래서 신선함은 떨어지는 법. 그러나 배성우에게 혼을 쏙 빼놓는 입담이 있을 줄이야.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쌍따봉을 내밀게 된다.
배성우는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2’의 주역인 차태현과 빅토리아(에프엑스), 최진호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냥 막 던지는 MC들의 요구에도 성의껏 대답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그 대답이 센스까지 있기도 했고.
사실 배성우가 이번 방송에서 ‘쌍따봉’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그의 친절하고 센스 있는 리액션 덕분이었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양 손으로 따봉을 한 포즈에 대해 굳이 이유를 묻는 황당할 수 있는 요구에도 그는 해맑게 대답했던 것. “양손 다 쑬 줄 안다”는 센스를 발휘했다. 이후 배성우에게는 ‘따봉’이 자연스럽게 붙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생각보다 더 새로운 모습이 많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재즈단 출신이었던 것. 이에 대해 배성우는 “회원으로 배우러 다녔다. 몸을 좀 써보면 연기에 도움이 될까 싶었다. 40살 넘으면 춤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지만, 댄스 실력도 ‘따봉’이었다.
이후 동생인 배성재 아나운서와의 에피소드도 빵빵 터졌다. 유난히 그가 말하니 더욱 재밌는 탓도 있었다. 그는 “동생은 문자 메시지에 비속어도 많이 쓴다. 저는 잘 안 쓴다”면서도 “성재가 예전에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 시절에 전지현 인터뷰를 하게 됐다. 전지현 예쁘냐는 질문에 비속어를 보냈다. 정말 예뻐라는 의미였을 거다”고 설명했다. 토크를 맛깔나게 살리는 묘한 매력들을 여기서 더욱 발견할 수 있었다.
한효주와의 키스신에 대해서도 “나라고 꼭 하고 싶을 것 같아?”라며 MC들의 반응에 맞장구쳐주기도 하고, 학창시절 책을 잘 돌렸다는 취미가 공개되자 쏟아지는 MC들의 요구에 노트북까지 돌리는 열정을 보였다.
이경영을 잇는 충무로 다작 요정으로 통하는 배성우인데,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에도 ‘다작’하는 요정이 돼주면 어떨까. 그의 예능감은 한 번만 보기 너무 아쉽다. / besodam@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