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과 스파이더맨의 대결이라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테지만, 비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캐릭터들이 각각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대슈),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이하 시빌워)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관객들에게 강한 '훅'을 날리며 관객들의 눈을 낚아채는, 영화의 큰 매력 포인트가 된다.
최근 상영을 종료한 '배대슈'는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지만,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를 기막히게 잘 살렸다는 점에서는 대부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갤 가돗이 분한 원더우먼이 섹시하면서도 파워 넘치는 코스튬을 입고 스크린 앞에 섰을 때, 많은 이들이 숨죽였다. 그 때 흘러나오는 OST와 함께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함을 잃지 않은 원더우먼의 모습에 가슴의 두근거림을 참지 못했다는 관객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배대슈'는 '기승전 원더우먼'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원더우먼의 존재감으로 나름의 자존심을 세운 작품이 됐다.
이야기의 핵심이 돼야 할, 배트맨과 슈퍼맨 두 사람의 싸움이 설득력을 잃어 관객들이 부유하던 찰나, 그래도 시선을 잡아주는 이가 바로 이 원더우먼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원더우먼 솔로무비의 전초석이 될 만큼은 충분했다.
27일 대중에 베일을 벗은 '시빌 워'의 이 같은 회심의 인물은 스파이더맨이다. 여성 캐릭터인 블랙 위도우가 아닌 점이 아쉬운 팬들도 있겠지만, 이는 DC와 마블의 개성 차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은 이 작품을 처음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 코믹스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의미를 갖는다.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공개된 반응을 보면 극 중 스파이더맨의 역할을 기대 이상이다. 과연 이 지질하고 아직은 풋내나는 히어로가, 아직도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이나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 호감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됐던 바다.
그리고 이 흙수저 히어로가 '어마무시'한 히어로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그 존재감을 잘 발휘할 수 있을 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오히려 스파이더맨은 이런 '흙수저' 기질을 십분 활용해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는 전언이다.
스파이더맨은 '시빌워'에서 아이언맨 편에 서는 히어로. 어벤져스 멤버가 아니였기에 친분이 없었던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이 직접 스파이더맨을 섭외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블히어로물임을 '인증'하는 여러 코믹한 요소가 있다.
톰 홀랜드가 처음으로 분한 스파이더맨은 차후 등장할 솔로무비에서 '말발'로 적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고딩 히어로가 될 예정인데, 이 '시빌워' 역시 '배대슈'와 마찬가지로 스파이더맨 솔로 히어로무비의 발판을 잘 다졌다는 평이다. 더불어 스파이더맨 뿐만 아니라 역시 어벤져스 멤버들과 처음 만난 신참 앤트맨이 스파이더맨과 함께 영화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 nyc@osen.co.kr
[사진] '배대슈', '스파이더맨'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