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인나가 KBS 쿨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DJ석을 내려놓는다. 지난 2011년 가을 DJ로 발탁된 지 5년 만에 하차하는 것이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데뷔한 유인나는 ‘볼륨을 높여요’를 통해 활동영역을 더욱 넓혔다. 이에 지난 4월 27일 방송에서 하차 소식을 전하며 아쉬움을 눈물을 흘렸다. 이본 최강희(2·5대) 메이비 나르샤에 이어 6대 안방 DJ로서 활약해온 5년간의 역사를 짚어봤다.
2011년 가을개편에서 배우 최강희가 쿨FM ‘야간비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유인나가 진행석에 앉게 됐다. 작품 활동 준비로 잠시 휴식시를 갖게 된 지난해 12월 7일부터 올 1월 31일까지 김소은이 스페셜DJ를 맡았지만 그 이외에는 오롯이 유인나만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인나의 가장 큰 장점은 목소리 연기였다. 나이불문, 성별 불문, 누구든 가리지 않고 따라할 수 있는 성대모사가 청취율을 이끄는 데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남성 팬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일 밤 8시부터 2시간 동안 주파수를 맞추기도 했다.
‘생활 애교’도 인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 라디오 속 유인나의 목소리를 귀엽게 들었다던 성시경은 “처음에는 듣다가 유인나 씨 애교에 무척 당황했는데 듣다보니 목소리가 귀엽다. 어느 순간 그 시간대에 차를 타게 되면 눈치 보며 라디오를 켜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애교 넘치는 콧소리가 섞여 귀를 간질이는 기분이 들었다.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타고난 애교가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인나는 무엇인가를 감추거나 포장하는 일 없이, 늘 100% 솔직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2년 6월 지현우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고 난 후 라디오를 통해 영화처럼, 그 날의 감정과 소감을 밝혔던 것만 봐도 그녀의 꾸밈없이 밝고 진솔한 면모를 알 수 있었다.
5년 동안 생방송으로 이어지는(물론 때에 따라 녹음도 있다) 일정한 스케줄로 힘들고 고됐을 테지만 유인나의 성실함과 애정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2시간 동안 웃고 떠들며 청취자들과 소통했다. 그녀는 ‘2014 KBS 연예대상’에서 라디오 DJ상을 수상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인나가 ‘볼륨을 높여요’에서 보여준 입담에 매료됐다. 그녀 덕분에 누군가는 힘을 얻었고 위로받았다. DJ로서 쌓은 감성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마지막 방송은 5월 8일이며, 다음 날인 9일부터는 배우 조윤희가 대신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