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압승이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이하 '시빌워')'가 개봉 첫날 72만 명을 동원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과의 대결에서 압승을 거둔 것.
2016년이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것은 그간 마블 스튜디오에 내줘야했던 히어로 무비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DC 코믹스의 반격이 시작되는 해였기 때문. 그 시작으로 DC 코믹스는 '배트맨 대 슈퍼맨'을 출격시켰고 이후 '수어사이드 스쿼드', '플래시', '원더우먼' 등 다양한 히어로 무비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반격이 신통치가 않았다. DC 코믹스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배트맨 대 슈퍼맨'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물론이거니와, 국내 영화 시장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 개봉 첫날 국내 박스오피스는 21만 명. 기대감이 증폭됐었던 상황이지만 이름값에 비해 관객 동원은 미비했다.
결국 '배트맨 대 슈퍼맨'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DC 코믹스에 굴욕을 안겨야 했다. 연출을 맡았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퇴출설까지 제기됐을 정도.
그렇게 '배트맨 대 슈퍼맨'이 초라하게 막을 내린 가운데 새롭게 선을 보이는 2016년 첫 마블 영화 '시빌워'는 어마어마한 화력을 자랑 중이다. 개봉 첫날 72만 명을 동원한 것은 최종 스코어 1700만 명을 불러모은 '명량'의 그것을 넘어선 기록이다.
아무리 국내에서 마블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하더라도 72만 명은 어마어마한 수치. 그간 볼 영화가 없었다는 불만을 내놓던 관객들이 한꺼번에 '시빌워'에 몰리면서 이와 같은 성적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출발이 좋은 '시빌워'는 관객들의 호평까지 받아내면서 앞으로의 성적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이 혹평 속 큰 폭으로 관객 수가 떨어졌던 것과는 다르게 '시빌워'는 드롭율이 크지 않을 전망.
아직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이 출격하지 않아 DC 코믹스가 패배했다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어찌됐건 마블이 기선 제압을 확실히 한 모양새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시빌워'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