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의 거장 이병훈 감독의 신데렐라들이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 중에서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작품 속의 히로인을 일컫는다. 이병훈 신데렐라 계보에는 ‘대장금’(2003)의 이영애, ‘동이’(2010)의 한효주에 이어 ‘옥중화’(2016)의 진세연이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앞선 이영애와 한효주의 사례를 보면, 국내에서의 인기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와 인지도를 쌓는 계기가 됐다. 이에 진세연이 ‘옥중화’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할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사실이다.
‘대장금’은 국내 사극 역사상 손에 꼽는 명작 중 하나. 주인공 장금이가 궁의 주방이라고 할 수 있는 수랏간 나인으로 궁궐에 들어가 최초의 어의녀로 성장하는 스토리다. 조선시대 중종이 통치하던 때를 배경으로 하는데, 양반이나 궁궐의 이야기가 아닌 역사에서 소외받은 평범한 백성 중에서도 여인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MBC가 밝힌 ‘대장금’의 최고 시청률은 55.5%. 20%만 넘어도 소위 ‘대박 드라마’라고 칭하는 지금 돌아보면 국민의 반 이상이 시청했다는 경이로운 숫자다. ‘대장금’을 이끈 이영애는 이 작품을 통해 한류 여신으로 떠오른 바. 그녀에게도 평생에 꼽는 특별한 작품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이영애에 이어 이병훈의 사극 신데렐라는 한효주가 선택됐다. 그가 출연했던 ‘동이’는 조선시대 숙종의 여인 숙빈 최씨의 이야기를 다룬다. 당시 최하층 무수리 신분에서 내명부 최고의 신분에 오른다는 드라마틱한 신분 상승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역시 이 드라마에 대해 MBC가 밝힌 최고 시청률은 35.6%. 콘텐츠를 접할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더 이상 TV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드라마 시청률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역시 높은 시청률이다. 이를 통해 한효주는 그해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이병훈의 새 신데렐라는 1994년생의 진세연이 발탁됐다. ‘옥중화’는 옥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 배경으로 한다. 옥에서 태어난 옥녀(진세연 분)가 조선시대 변호사인 외지부로 성장하는 스토리다.
50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를 이끌어나갈 주연으로 진세연을 발탁한 것에 대해 이병훈 감독은 그녀의 밝고 신비로운 눈빛을 그 이유로 꼽았다. 지금까지 이영애와 한효주를 선택해 밝고 희망찬 드라마를 선보여 왔던 이병훈인 만큼 이번 선택도 그를 전적으로 믿어보기에 충분하다. 판단은 감상 후에 해도 늦지 않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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