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주인공은 임요환과 김가연이 됐다. 타이틀은 ‘신랑 입장’ 특집이었지만, 임요환과 김가연의 결혼 특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분량. 스튜디오에 큰 딸과 함께 깜짝 등장한 김가연은 거친 입담으로 분위기를 장악했고, 임요환은 프러포즈와 입맞춤으로 방송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는 이은결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는 가수 김원준, 프로게이머 임요환, 개그맨 박영진, 마술사 이은결이 출연해 ‘신랑 입장’ 특집을 꾸몄다.
이날 게스트들은 자신의 결혼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아내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가 하면,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사연들을 흥미롭게 전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임요환. 그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김가연이 방송 중간 대학생 딸과 함께 스튜디오에 깜짝(?) 등장했다. 이미 프러포즈에 쓰일 꽃다발과 그에게 선물할 구두가 준비돼 있었지만 ‘깜짝’이었다고 한다.
이후 김가연은 거친 입담으로 분위기를 장악해나갔다. 유재석에게 소개팅을 주선했던 과거를 폭로하는가 하면 박명수에게는 결혼식에 오라는 강요까지 아낌이 없었다. 물론 프러포즈는 로맨틱했다. 임요환은 무릎을 꿇고 김가연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김가연은 꽃을 들고 있을 테니 구두를 신겨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은 입맞춤으로 장식됐다.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무르익은 상황에서 다른 게스트들은 쉽게 이야기를 꺼내놓지 못했다. 이은결은 자신이 이야기할 차례가 오자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고 말하기도.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불편했지만 불평할 수 없다’는 것. 김가연이 악플러 고소로 유명하기 때문일 테다.
물론 호응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는 않았다. 8살 연상 연하 커플로 쉽지 않은 결정을 한데다가 집안의 반대까지 이겨낸 애틋한 커플의 프러포즈와 결혼이 아니던가. 이들을 향한 축하와 응원도 쏟아질 만하다.
확실히 로맨틱과 불편함을 오고간 방송이었다. 분위기상 축하와 박수를 보내기가 애매했던 것이 사실이다. /joonamana@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