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들이 구한 건 인류만이 아니었다. 극장가 춘궁기가 4월까지 이어졌던 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이하 ‘시빌워’)가 개봉하면서 한산했던 극장가가 활기를 띠게 됐다.
올 봄 극장가는 ‘시빌워’ 개봉 전후로 나뉠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상반된다. 1월과 2월은 흔히 비수기라고 일컬어지는 시기였지만 ‘히말라야’, ‘검사외전’ 등의 흥행과 ‘데드풀’, ‘쿵푸팬더3’ 등이 힘을 발휘했다.
3월부터는 극심한 영화 보릿고개를 겪었다. 기적을 보여준 ‘귀향’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예상치 못한 선전이 없었더라면 더욱 아찔했던 상황. 극장가에 활기를 띄워주리라 기대했던 DC코믹스의 히어로물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도 예상보다 관객몰이를 하지 못하면서 춘궁기를 이어갔다.
지난 27일 ‘시빌워’가 개봉하면서 극장가는 모처럼 방긋 웃을 수 있게 됐다. 오프닝 스코어는 무려 72만 명(영진위). 이는 역대 박스오피스 1위 관객을 보유한 ‘명량’의 일일 최다 관객동원 기록인 68만 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개봉 2일째에 접어들고는 120만 명을 동원한 바. 평일보다 압도적인 관객이 극장을 찾는 이번 주말에는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 벌써부터 기대를 자아낸다.
이로써 ‘시빌워’는 이틀 만에 동원한 120만 관객으로 4월 박스오피스 전체 1위에 올랐다. 29일 오전 기준 실시간 예매율은 약 95%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 싹쓸이는 이미 예고된 바. 여기에 개봉 날 특수로 반짝 흥행이 아닌 천만 관객을 동원할 이유는 많다. 이는 직접 보고 나온 관객들이 증명한다. ‘시빌워’ 측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9점 이상의 평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시빌워’는 마블 팬들이 그동안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꼽았던 에피소드를 담는다. 어벤져스 군단들의 갈등과 히어로로서의 고뇌 등 묵직한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화려한 액션과 특유의 유머, 매력적인 히어로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다.
극장가 춘궁기를 구한 히어로들이 2016년 첫 천만 영화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시빌워’의 흥행 기세에 힘입어 5월 개봉하는 영화에까지 관심이 이어진다면 더욱 좋을 일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시빌워'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