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스코어는 72만(영진위), 개봉(4월 27일)한 지 이틀 만에 4월 전체 박스오피스 1위.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워’)가 무서운 흥행 광풍을 시작했다. 이 속도라면 천만 관객 돌파는 이미 예고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극장을 싹쓸이한 ‘시빌워’에 우려의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 자칫 스크린 독과점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지만, 글쎄다. 과연 이를 독과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시빌워’는 오후 4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94.4%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개봉 직전부터 이어지던 수치. 이 놀라운 숫자는 사실상 관객 대부분이 ‘시빌워’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스크린 독과점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는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먼저 의도적으로 ‘시빌워’와의 정면충돌을 알아서 피해간 분위기다. 1800여 개의 관에서 상영되고는 있지만, 전체 스크린수의 40% 정도다. 지난 27일 ‘시빌워’가 개봉한 전후로 주요 배급사에서 선보인 영화는 거의 없다. 알아서 만들어 준 경쟁작이 없는 상황인데다 작품에 대한 언론과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니 5월에도 ‘시빌워’의 흥행은 예상된 결과다.
경쟁작들이 ‘시빌워’를 피해갈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결국 폭발적인 예비 관객들의 반응. 요즘 관객들은 단순히 많이 걸려있다고 해서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재미를 찾아 영화를 선택한다. 물론 이런 반응에 여러 경쟁작들이 지레 정면대결을 피해가면서 관객들의 권리인 선택의 폭이 줄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도성을 찾아보기도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극장의 논리는 더 많은 관객들이 찾는 영화를 극장에 거는 것이 사실이니까.
이와 관련해 ‘시빌워’ 홍보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초반부터 예비 관객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았나 싶다. 저희가 지금까지 담당했던 그 어떤 영화보다도 매체에서나 관객분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며 “기사뿐만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 조회수와 댓글 반응을 봤을 때도 예비 관객분들이 개봉 전부터 굉장히 기대감을 가져주신 영화다. 여기에 영화 본편의 재미도 수반되다 보니 지금처럼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생각을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시빌워'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