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본분은 ‘재미’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며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뭘까. 훌륭한 연출도 중요하겠지만, 최근 예능계의 추세는 독특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제작진도 쉽사리 컨트롤할 수 없는 타지로의 여행을 소재로 하는 경우, 출연진의 캐릭터가 흥행 요인으로 작용한다.
2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로맨스의 일주일3’에서는 배우 박시연, 한채아, 김성은의 덴마크 여행 첫날이 공개됐다. 그간 수많은 예능이 세계 각국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덴마크는 아직 생소한 곳인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여배우들도 예능을 통해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에 제대로 녹아들 수 있는 캐릭터를 갖춘 인물을 찾기는 힘든 것도 분명하다. 이에 ‘로맨스의 일주일3’에서는 가장 가까운 시기에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보여준 모습으로 큰 인기를 얻은 한채아를 등용했다. 여기에 올리브 ‘테이스티 로드’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김성은까지 가세했다.
우려가 됐던 것은 거의 예능에 노출되지 않았던 박시연. 과거 SBS ‘패밀리가 떴다’에 고정 출연했던 적은 있지만, 호평을 받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박시연은 ‘로맨스의 일주일3’에서 제대로 무르익은 캐릭터를 뽐냈다. 그 사이 결혼과 출산을 한 박시연은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6년 간의 미국 유학으로 얻은 출중한 영어 실력을 통해 바로 프로그램의 ‘능력자’에 등극했고, 화려하고 차가운 외모와는 다른 ‘딸바보’ 면모까지 드러냈다. 게다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동생 한채아를 위해 제작진과 비밀리 회동을 하면서까지 로맨스를 살려내려 하는 적극성에 전화와 문자 말고는 휴대폰을 전혀 사용할 줄 모르는 허당 매력까지 선보였다.
맏언니 박시연이 이처럼 달라진 모습으로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면, 동생들 역시 뛰어난 예능감으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김성은은 ‘테이스티 로드’에서 보여줬던 식신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막내다운 살가움까지 가미해 언니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게다가 여행 전과 중간 덴마크에 대한 정보를 예습하며 ‘똑순이’로 자리매김했다.
세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결혼을 하지 않은 한채아는 나머지 두 배우의 응원으로 덴마크 여행에서 로맨스를 발견할 야심(?)을 키웠다. 다수의 예능에서 보여줬던 의외의 매력은 물론, 가끔은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쉽게 끊어지지 않아”라는 명대사를 내놓을 줄도 알았다. 막내 김성은이 덴마크행 비행기 안에서 숙면을 취하는 사이 코에 막대과자를 들이대는가 하면 비행 시간을 3시간이나 남겨 두고 “착륙 직전이다”라고 장난을 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쿡방’과 음악 예능 못지 않게 여행 예능도 우후죽순 전파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세 여배우는 ‘로맨스의 일주일3’에서 보여준 캐릭터 만으로도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박시연, 한채아, 김성은이 덴마크 여행에서 펼칠 로맨스 뿐만 아니라 찰떡 호흡까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로맨스의 일주일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