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작곡가 김형석을 ‘치킨할배’로만 오해하고 있었다. 그가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캐릭터를 위해 허당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뮤지션들을 아우르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설운도의 말대로 그는 ‘천재 작곡가’였다.
2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노래의 탄생’에서 김형석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 평가단으로서, 복면을 쓴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만 편안하게 듣다가 본인의 전공 분야에 들어섰기 때문인지 약간은 긴장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노래의 탄생’은 국내에서 인정받는 프로듀서들이 45분 동안 한 곡을 편곡하는 과정을 그리는 음악 예능이다. 매주 한 사람의 원곡자가 발표되지 않은 자신의 노래를 제시하면 두 팀의 프로듀서가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살려 노래를 만들고 대결하는 방식이다.
이날 김형석과 전자맨은 뮤지와 조정치와 맞대결을 했다. 더불어 윤상과 스페이스 카우보이, 윤도현과 허준의 대결이 기대를 높였다. 그들의 곡에 힘을 불어넣어줄 가수로 이현 손승연 유성은 나윤권 홍대광 등 가창력을 갖춘 보컬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프로듀서팀이 30여 명의 드럼 및 기타리스트, 보컬들 가운데 스타일에 맞는 사람을 선택해 팀을 꾸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곡자는 최종에서 두 팀의 노래를 듣고 한 팀을 선택하면 그들은 음원 발매 기회를 얻는다. 이날 김형석의 팀은 설운도의 ‘바라봐’를 편곡해 우승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수천 곡을 써온 작곡가, 혹은 한 달 에 억 단위의 저작권료를 버는 작곡가로 알고 있다. 하지만 베일에만 가려져있던 그의 능력을 ‘노래의 탄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줬다.
김형석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일어서려 한다”고 말하는 예능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지만 노래를 만들 때만큼은 진지하고 열정 넘쳤다. 앞으로 그의 편곡과정을 통해 음악적 재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노래의 탄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