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연기력과 긴장감으로 마치 60분짜리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판도를 뒤바꿀 '키맨'으로서의 활약을 무사히 마친 민성욱. '특별'한 그의 출연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안겼다.
민성욱은 지난 30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 17회에서 이로준(김범 분)의 아버지 이범진(남경읍 분)이 EL캐피털 회장일 당시 고문 변호사 서지훈 역을 맡았다.
제작진은 서지훈이 상황을 역전시킬 중요한 인물이라는 생에 연기파 배우 민성욱에게 출연을 요청했고, 민성욱은 유인식 PD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유인식 PD가 연출을 한 SBS '불한당'이 바로 민성욱의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것.
그리고 민성욱은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했다"는 제작진의 설명처럼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과 재미를 증폭시켰다.
지난 16회 방송에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는 서지훈은 유언장으로 박준영(이철민 분) 이사에게 협박을 받고 있었다. 이 유언장에는 이범진 회장이 전 제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돈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로준과 박준영에겐 이 유언장이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다.
그런 가운데 서지훈은 약에 취해 불륜 상대를 우발적으로 죽였고, 바로 박이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박이사는 서지훈을 해치우라고 명령했다. 이를 몰래 듣게 된 서지훈은 곧바로 도주해 우여곡절 끝에 이로준을 만났다. 하지만 이로준 역시 서지훈을 죽이기 위해 감금시켰고, 어렵사리 탈출을 한 서지훈은 경찰에게 자수를 하려 했지만 결국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고 말았다.
물론 방송 말미 밝혀진대로 서지훈은 살인범이 아니었다. 이는 필시 박이사, 혹은 이로준의 계략이었을 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 전개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끌고 왔다. 그리고 이 근본 바탕에는 시청자들이 한 치의 의심도 하지 못할 정도로 혼신의 연기를 펼친 민성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범행 현장에서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양새는 물론이고 도망치는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는 리얼함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신을 따라오는 남자들의 눈을 피해 급하게 마을 버스에 올라타서는 가지고 있는 동전을 털어넣는 모습 역시 인상적. 그리고 민성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피폐해져 가는 얼굴과 마음 상태를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근 출연했던 SBS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또 다시 죽는 비극 결말을 얻고 말았지만 그가 남긴 존재감만큼은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arkjy@osen.co.kr
[사진] '미세스캅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