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옥중화’가 베일을 벗었다. 사극거장으로 불리는 이병훈 감독의 신작으로 ‘대장금’과 ‘동이’에 이어 조선시대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50부작의 대장정이 드디어 막을 올린 것. 첫 방송부터 몰아치는 쫀쫀한 전개와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사극거장의 이름값을 단단히 했음을 알게 했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조선시대 교도소인 전옥서를 배경으로 옥녀(정다빈/진세연 분)가 억울한 사연으로 수감된 죄인들을 변호하는 외지부로 성장하고 훗날 자신의 잃어버린 신분도 되찾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조선시대의 궁중 부서는 거의 다 다뤄본 것 같다는 이병훈 감독이 수라간, 내의원과 혜민서 그리고 전의감, 감찰부 등에 이어 새롭게 설정한 공간은 감옥 전옥서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옥중화’ 1회에서는 전옥서의 풍경으로 나름대로 활기를 띄는 모습과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던 이면까지 양면을 모두 보여주고 있었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가둬놓는 감옥이라는 특성상 스펙타클한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던 바. 살짝 소개된 흉악범이 어린 옥녀(정다빈 분)와 눈이 마주치는 연출을 통해 앞으로 옥녀에게 닥칠 파란만장한 일들이 예상되는 바이다.
옥녀는 법률에 능통한 것은 물론 전옥서에서 수감된 많은 기인들을 통해 얻은 지식을 갖고 있는 ‘천재소녀’로 설정된 바. 게다가 옥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꽃’같은 모습이 포인트다. 이런 옥녀의 총명함과 밝음은 정다빈을 통해 제대로 빛났다.
옥녀의 조력자로 나오는 전옥서 사람들과의 케미스트리(조합)도 뛰어났다. 수감자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기지만 인정에 약해 옥녀의 친모를 도와주고 옥녀의 양아버지까지 된 지천득(정은표 분)을 비롯해 스승 이지함(주진모 분), 옥녀가 전옥서에서 쫓겨나지 않게 도와준 전우치(이세창 분) 등까지 맛깔나는 조연들의 향연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어린 옥녀가 윤태원(고수 분)과 처음으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유분방한 왈패 윤태원이 어떻게 옥녀와 인연을 맺고 발전시켜 나갈까. 그리고 아역으로 역할을 톡톡히 한 정다빈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는 진세연은 언제 등장할지도 관심을 집중시킨다. / besodam@osen.co.kr
[사진] '옥중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