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또 안방극장을 울렸다. 젝스키스 팬이 아니어도 꿈 많았던, 낙엽 떨어지는 모습만으로도 까르르 웃던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 ‘토토가’ 시즌 2로 다시 한 번 증명된 사실, 추억의 힘은 강하다.
지난 달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젝스키스의 16년 만의 재결합 무대가 펼쳐졌다. 1997년 데뷔 후 2000년 해체까지 큰 인기를 누렸던 젝스키스. 이들은 ‘무한도전’의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하는 ‘토토가’의 시즌 2를 통해 뭉쳤다. 연예계를 떠나 사업가로 전향한 고지용까지 가세해 완벽한 완전체였다.
팬들도, 그리고 멤버들이 눈물을 흘린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젝스키스 팬은 아니었지만, 이들을 기억하고 있는 그때 그 시절의 소녀들도 함께 울었다. 젝스키스가 한참 활동할 때 사춘기 시절을 보냈던 이들, 젝스키스 팬은 아니었지만 이들의 노래를 들었던 이들이 16년 만에 뭉친 젝스키스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
추억의 힘이었다. 파릇파릇한 20대 초였던 멤버들은 어느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무대 위에서 칼군무를 소화하고 있었고,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닌 고지용은 양복을 입고 어색하지만 최선을 다해 무대를 꾸몄다. 그때 그 시절, 젝스키스의 노래를 듣고 무대를 한 번이라도 봤던 이들에게는 먹먹한 순간일 수밖에 없었던 것. 여기에 참으려고 해도 자꾸 쏟아지는 눈물을 감출 길이 없었던 현장의 수많은 젝스키스 팬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1990년대 청춘 문화를 향유했던 이들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누군가의 소녀 팬인 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이 됐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아이돌그룹의 조상님’들의 무대는 지금의 10대 시청자들에게도 재미와 감동이 됐다.
‘무한도전’이 이번에 젝스키스의 재결합의 장을 마련한 사실이 알려진 후 동시대 라이벌 그룹이었던 H.O.T의 재결합을 바라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추억은 또 다른 추억을 불러오고, 그 추억을 현재로 끌어들이는 것 역시 새로운 추억이 되고 있다.
2014년 1990년대를 주름잡던 가수들의 합동 콘서트를 마련해 ‘토토가’ 열풍을 일으켰던 ‘무한도전’. ‘무한도전’이라서 멤버들의 의지를 모으는 게 가능했던 젝스키스의 재결합 무대가 2016년 봄 안방극장에 크나큰 감동을 안기며 마무리됐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