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힘은 스타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강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다시 한 번 추억 소환을 완료했다. 1990년대 말 전국을 노란 물결로 물들었던 그룹 젝스키스를 1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올리고, 팬들을 다시 집결시켰다. 젝스키스와 그들의 팬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함께 공유했던, H.O.T와 이들의 팬까지도 모두 이 즐거운 추억에 하나로 뭉쳤다.
'무한도전'이 지난 2014년 12월 진행했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매번 톡톡 튀는 기발한 기획을 진행했던 '무한도전', '토토가' 시즌2는 자가복제라는 말도 들었고 시즌1에 이은 예상된 흥행 아이템이긴 했다. 그럼에도 추억의 힘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함께 웃고 울면서 그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고, 노란색 풍선을 흔들면서 다시 만난 추억 속의 우상에게 인사했다.
사실 젝스키스의 3년, 짧은 활동 시절을 생각하면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그들은 정말 낯선 가수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일거수일투족이 어떤 스타들보다 화제가 됐을 정도. 그만큼 추억이 갖고 있는 힘은 강했고, 대중이 그 효과를 증명했다.
'토토가' 시리즈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흥행 아이템이다. 시즌1이 지누션과 터보, S.E.S 등 추억 속 스타들을 소화하면서 조영 후 콘서트까지 이끌어냈을 정도로 추억 열풍이 상당히 컸다. 시즌2의 주인공을 젝스키스로 잡으면서 가요계에 또 다른 의미도 더했고, 1990년대 말 아이돌에 열광하던 소녀팬들에겐 '무한도전' 자체가 또 다른 추억 아이템으로 남게 됐다. 단순한 시즌1과 2의 자가복제는 아니었다.
'무한도전'은 이번에도 '토토가'라는 기획을 다시 한 번 이용하면서 프로젝트에 더 탄탄하게 받쳐줬다. 분명 이름은 같지만 이용하는 방식은 달랐다. 시즌1이 90년대 가수들 축제의 장이었다면, 이번에는 젝스키스 한 그룹에만 집중한 프로젝트였다. 추억을 소환한다는 콘셉트 자체가 워낙 대중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기 가운데, '무한도전'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똑똑하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이용한 것. 게릴라콘서트, 하나마나 공연 등으로 변형하면서 시즌1과는 다른 방식으로 추억을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젝스키스를 완전체로 묶어준 것은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일이다. 워낙 국민적으로 인기를 끄는 간판 예능이기도 하고, '토토가' 시즌1로 추억의 힘을 증명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 역시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다섯 명의 멤버들이야 뜻을 맞추면 재결합할 수 있었겠지만, 연예계를 떠난 고지용까지 한 무대에 설 수 있게 설득한 것 역시 '무한도전'의 힘이 컸다는 반응이다.
충분히 추억의 힘을 증명한 '무한도전'. 만약 젝스키스카 긍정적으로 조율 중인 단독콘서트를 개최하고, 새로운 음반까지 발매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추억 팔이'가 갖는 엄청난 효과를 입증하게 된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