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물며 방송사고도 재밌고, 정적인 운동인 필라테스 소개 방송도 묘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1년간 쌓아온 웃음 내공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여러 가지 실험을 거듭하며 재미를 유발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발굴하고 있는 ‘마리텔’이 벌써 방송 1년을 맞았다.
‘마리텔’은 지난 해 설날 특집 예능프로그램으로 방송된 후 백종원의 요리 방송을 대세로 만든 프로그램. 초반 백종원의 인기로 주목을 받았다면, 스타들이 다양한 장기를 내세우며 네티즌과 소통하는 중에 나오는 돌발상황, 그리고 반전 매력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였다.
정규 방송은 지난 해 4월 25일이었다. 재기발랄한 자막과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네티즌의 강한 농담에 대응하는 스타들의 표정 변화, 의외로 다채로운 재주가 많은 스타들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상당했다. 분명히 백종원의 아내 소유진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재밌는 요리 방송이 프로그램을 알린 것은 분명했지만 지난 1년간 이 프로그램이 걸어온 길을 보다 보면 왜 새 예능프로그램을 안착시키기 쉽지 않은 요즘 방송 환경에서 대박을 터뜨렸는지 알 수 있다.
현재 3회 연속 우승을 한 이경규는 ‘마리텔’ 안에서 매회 야외로 나가며 1인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또 다른 예능인이자 이 프로그램 1년째 출연 중인 김구라는 재밌는 정보 제공 방송을 펼쳐놓고 있다. 조연출인 권해봄 PD는 모르모트 PD라는 별명 속에 몸으로 배워야 하는 장기를 갖고 나오는 스타들과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의 웃음 장치 기둥 역할을 한다. 지난 달 30일 방송된 양정원의 필라테스 방송이 도무지 재밌는 순간이 있을 수 없는 구성인데도 모르모트 PD와 양정원의 웃기면서도 설레는 조합이 즐거움이 상당했다.
제작진은 5개의 채널이 있으면 1~2개의 채널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정보 제공을 하는 김구라, 유용한 실생활 활용 방법을 알려주는 요리·스타일링 등의 방송이 붙박이 가구마냥 있다면 이경규의 야외 예능, 모르모트 PD의 가상 현실을 결합한 구성이 곁들어지며 안정과 도전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가끔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화상 통화도 한다. 안정적인 즐거움을 안기는 장치와 어떤 결과물을 얻을 지는 모르지만 일단 해보는 웃음 실험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매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며 토요일 예능프로그램 강자 대열에 올라섰다.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가 될 수 있는 제작진이 스타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감이 되는 웃음을 만들기도 하고, 누구나 1등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드는 이경규의 방송이 오디오 사고라는 변수를 맞기도 하며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 여기 '마리텔'이다. 이 같은 돌발상황과 제작진의 번뜩이는 실험 정신이 ‘마리텔’이 1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무기가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