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음악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최근 많은 걸그룹, 보이그룹 가수들이 솔로로 데뷔하면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그룹에서 솔로 데뷔가 많아진 요즘, 직접 작사와 작곡에 직접 참여하면서 '자작곡'을 타이틀로 내세우는 것이 하나의 솔로 데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음반을 발표했던 소녀시대의 태연은 타이틀곡 '아이(i)'의 가사를 직접 썼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곡.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감춰진 태연의 속내를 표현한 곡인데, 음원차트 올킬은 물론 음악방송과 각종 시상식까지 접수할 정도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첫 번째 솔로음반을 발표한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 역시 솔로 데뷔곡을 자작곡으로 했다. 아빠를 위한 노래 '하늘바라기'의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한 정은지는 흔한 발라드와 사랑 노래가 아닌,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노래로 진심을 전했다. 봄에 어울리는 포크송으로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을 동시에 접수했다.
이달 솔로 데뷔를 앞두고 있는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도 솔로음반 타이틀곡으로 직접 작사, 작곡한 곡 '플라이(Fly)'를 내세웠다. 제시카는 타이틀곡과 함께 이번 음반에 수록된 다수의 곡 작사, 작곡에 참여하면서 뮤지션으로서 새로운 행보를 보여주게 됐다.
아이돌 가수들은 왜 솔로 데뷔곡으로 자작곡을 내세우게 됐을까.
일단 자신만의 색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멤버 한 명이 아닌 팀 전체에 색을 맞춘 음악을 한다. 오랫동안 소녀시대나, 에이핑크가 그들의 음악적 색깔이 되는데 솔로로서는 분명 변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태연과 정은지는 똑똑한 선택을 했다. 그룹 색깔과는 다른 확실한 자신의 색을 갖추면서, 또 예상하지 못했던 장르를 선택해 신선함을 줬다. 만약 이들이 뻔한 사랑 노래나 발라드를 가지고 출발했다면 이만큼 파급력을 얻을 수 있었을까? 한 번의 비틀기를 선택함으로써 향후 태연과 정은지가 솔로 가수로 이어갈 행보를 더 주목하게 만들었다.
또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하면서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그룹 활동을 통해 아이돌 이미지를 쌓았다면, 정은지처럼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솔로음반에 담아내고,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면서 음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활동을 하면서 차곡 차곡 성장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길이기도 하다. 결국 뮤지션 이미지도 쌓고, 흥행까지 성공하니 이만큼 좋은 전략도 없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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