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지 뭐. 사는 게 그런 거지 뭐.”
유쾌함과 통쾌함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이 건넨 위로는 힘에 겨워하고 있는 강소라 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했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말투로 ‘밥 많이 먹고 잠 많이 자라’는 투박한 이야기였지만, 그래서 더욱 뭉클했다는 평이다.
KBS 2TV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이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사랑받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11회에서는 여기에 따뜻한 위로까지 안방극장에 전달하며 호응을 얻었다.
이날 방송에서 조들호(박신양 분)가 대화그룹 정회장(정원중 분)의 불법하도급 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모습이 그려졌다. 비리 때문에 고통 받는 이은조(강소라 분)의 새 아버지 홍윤기(박충선 분)을 위해서다.
홍윤기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투신 소동을 벌였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가 받을 돈은 20억 원. 하청 준 업체한테 줘야 할 돈도 10억이 넘는다고. 이는 정회장의 불법하도급 비리 때문이었다.
이에 집안이 어려워진 은조는 좌절한다. 그가 한강 물에 발을 적시며 자살 충동까지 느끼고 있을 때, 조들호가 소주 한 병을 들고 등장한다. 그는 “아직 춥다. 들어가려면 튜브가 있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은조는 “맨날 쫒기고 매번 쪼들렸다. 뭐 좀 넘었다 싶으면 뭐가 밀려오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들호는 “그런 거지 뭐. 사는 게 그런 거지 뭐. 파도가 있으니까 넘을 일도 생기는 거고. 파도가 없으면 다 좋을 거 같지만 또 심심하고. 엄마 아버지가 얼마나 힘드시겠어 이럴 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밥 많이 먹고 잠 많이 자고”라고 위로를 건넸다. 그러면서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를 개사해 부르며 은조를 웃게 했다.
조들호는 윤기에게도 따뜻했다. 고통스러운 현실 때문에 한강에 뛰어 들려한 그를 뜯어 말리며 설득한다. 들호는 전화통화에서 은조가 윤기를 아빠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전했고, 자신과 딸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진정성 있게 그를 위로했다.
박신양이 건넨 위로는 극중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뭉클하게 다가왔다. ‘사는 게 다 그런 거다’라는 꾸밈없이 투박한 한 마디가 주는 잔잔한 여운을 만들어냈다.
한편 박신양은 조들호 캐릭터를 마치 자신의 실제모습인 듯이 녹여내고 있는데, 이 같은 연기가 시청자들의 공감과 함께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드라마의 전매특허인 사이다 같은 속 시원한 전개와 통쾌한 법정신 역시 박신양 특유의 시원시원한 연기로 그 맛이 배가 되고 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