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이 부모와 자식의 전혀 다른 입장차를 보여주며 폭풍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을 더해 부모와 자식이 꼭 함께 봐야 하는 프로그램의 위엄을 자랑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는 당구 천재 딸 김예은 양을 세계 랭킹 1위로 만들겠다는 엄마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생각으로 끊임없이 대립했다.
사실 엄마가 말하는대로 딸 예은 양은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였다. 최근에는 전국 여자 스리쿠션에서 우승을 했다. 이에 차유람도 "전국 통틀어서 우승을 했다는 건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VCR을 통해 공개된 예은 양은 당구를 열심히 하길 바라는 가족들의 뜻에 반항만 했다. 미용 프로그램을 새벽까지 보고 늦잠을 자는 것은 물론 부모님이 운영하는 당구장에 나가서는 내내 빈둥거렸다. 그리고 부모님과 언니는 마치 CCTV처럼 예은 양을 감시했다. 급기야 엄마는 당구를 치면 예은 양이 좋아하는 화장품을 사주겠다는 식으로 회유를 했다.
이 같은 예은 양의 모습은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그저 어리광을 피운다는 생각이 들게도 했다. 하지만 예은 양의 입장은 달랐다. 너무 지나친 간섭과 감시는 예은 양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늘 초조해하며 눈치를 봤다. 또 예은 양은 "당구와 성향이 안 맞는다. 당구는 멘탈을 중요시 하는데 감정 기복이 심하다. 컨트롤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구라 역시 '질식'이라는 단어로 예은 양의 상황을 표현했다.
이 외에도 예은 양은 학교 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방송통신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예은 양은 또래 친구들처럼 교복 입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남들 하는 거 다해서 어떻게 세계 챔피언이 되냐며 예은 양의 등을 떠밀었다.
패널들은 예은 양이 당구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재능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부모님의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자녀의 일이라면 뭐든 발 벗고 나서는 엄마의 지나친 기대는 결국 독이 될 수도 있기에 보폭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차유람의 "엄마는 황새, 예은 양은 뱁새"라는 표현은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엄마는 전혀 알지 못했던 학교에서 예은 양이 겪는 고충이나 생각들은 스튜디오를 넘어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짠하게 만들었다. 전혀 다른 입장을 볼 수 있었던 '동상이몽'은 또 이렇게 부모, 자식이 꼭 함께 봐야 하는 프로그램임을 공고히 하며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parkj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