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이 100회를 앞두고 자체평가에 나섰다. 그것도 상당히 적나라하게 평가했다.
3일 오후 JTBC ‘비정상회담’이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김희정 PD과 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가 마냥 100회를 기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과 패널, 내용 등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했다.
보통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냉정해지기가 쉽지가 않은데 PD를 비롯해 MC들은 단점을 직접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점검하고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보였다.
성시경은 “‘비정상회담’을 시작했을 때 좋았던 건 외국인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며 “그런데 요즘 들어 아쉬운 건 패널들 중에 자기 생각을 분명히 하는 패널도 있지만 한국 사람처럼 말하는 친구도 있다”고 했다.
이어 “‘비정상회담’은 깨달음을 주는 프로였는데 지금은 약간 부드러워진 것 같다”며 “재밌는 이야기보다는 날카롭고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안건이 나왔으면 좋겠다. 위험한 안건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게 우리 프로그램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행에 대한 지적에 대해 “녹화가 쉽지 않다. G11에 MC들만 해도 14명인데 한국대표에 일일비정상까지 해서 한 명당 5분씩만 말해도 1시간 30분 된다. 말을 끊고 들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시청자들도 내 생각을 말하는 것보다 출연자들이 더 많이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나눠주는 걸 원하는 것 같다. 그 역할을 내가 하고 있는데 나쁜 역할이다. 정말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전현무는 “초심을 잃고 안일하게 방송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비정상회담’은 기본적으로 예능프로그램이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고 예능요소를 보여주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각자 나라를 대변하지 못하는 패널들이 있긴 하지만 잘 잡아주면 된다”고 했다.
김희정 PD는 “요즘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비정상회담’에 대해 밋밋해졌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고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껴서 그런 것 같다고 하는 것도 맞는 건 아니다.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게 앞으로 나가야 될 방향이다”고 말했다.
100회를 기념하기보다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평가한 김희정 PD와 세 MC. 수많은 예능들의 수명이 짧은 가운데 ‘비정상회담’이 장수 프로그램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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