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진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난 듯 하다. 한 회에서 울다 웃다를 계속 반복하며 마치 제 옷 입은 듯 연기하는 서현진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서현진은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에서 같은 이름의 고교 동창 때문에 완전히 꼬여버린 '그냥 오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미 첫 방송에서부터 박카스 물고 뒤로 넘어가는 것은 기본, 쌍코피까지 터지는 등의 망가지는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서현진의 고난은 2회에서도 계속됐다.
지난 3일 방송된 2회에서는 '그냥 오해영'과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의 과거 사연부터 '예쁜 오해영'에게 파혼당한 박도경(에릭 분)과 한태진(이재윤 분)에게 파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냥 오해영'의 악연이 공개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이어졌다.
모든 악연은 '예쁜 오해영'이 1년 전 결혼식 날 사라져버리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도경의 오해로 인해 졸지에 파혼의 상처를 떠안게 된 해영은 계속해서 불행한 일을 겪게 됐는데, 이런 해영이 창피한 모친(김미경 분)은 결국 해영을 내쫓아버렸다. 불행에 불행을 떠안고 이사를 간 곳은 하필 도경의 옆집. 이사 첫날 벽을 부수고 만 해영이 도경의 집에 들어갔고, 때마침 샤워를 하고 나온 도경이 해영을 보게 되면서 두 사람의 악연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고됐다.
이 드라마의 묘미는 누가 봐도 피하고 싶을 정도로 '불운덩어리'인 해영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인데, 서현진은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사고가 난 뒤 경악스러운 몰골을 한 채 자전거를 들쳐업고 걸어갈 때의 무표정한 얼굴이나 파혼 당시를 떠올리며 아픈 상처를 끌어안고 광란의 댄스를 추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짠해 더욱 응원해주고 싶게 만든다.
여기에 해영을 부끄러워하는 모친 역의 김미경의 맛깔스러운 연기까지 더해져 빵 터지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는 해영의 독립 후에도 이 가족 이야기를 계속 볼 수 있길 바라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태진이 잘 지내고 있다는 한 마디에 다시 상처 받아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서현진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 넘어지고 망가지고, 또 눈물 흘리기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도 서현진이 예쁘게 느껴지는 건 모두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된, 그래서 '서현진=오해영'이라는 공식을 완성시킨 서현진의 탁월한 연기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작인 tvN '식샤를 합시다2'에서도 물오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서현진이 이번 '또 오해영'도 '대박'을 일으키며 '로코여신'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parkjy@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