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운 좋은 남자 장근석이 차려놓은 밥상에 여진구가 숟가락을 얹었다. 전광렬을 잡기 위해 한 배를 탄 두 사람의 케미가 회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여진구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장근석의 활약에 기대가 더해진다.
천운을 타고 태어난 대길(장근석 분)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12회에서도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며 자신이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이뤄나갔다.
이인좌(전광렬 분)를 치기 위해 투전방을 모두 깨부수며 그의 수족을 다 잘라버리겠다고 호언장담한 그는 설임(김가은 분)을 떠올리고는 육귀신을 찾아갔다. "지독하게 운 좋은 놈"이라는 설명처럼 대길은 육귀신과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에서 보란듯이 승리했다.
문제는 연잉군(여진구 분)이었다. 온갖 핍박을 받으며 살고 있는 백성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했던 연잉군은 세자(현우 분)로부터 사헌부 장령 직위를 박탈당하고 자중할 것을 명 받았다. 하지만 숙종(최민수 분)은 곧바로 연잉군에게 해답을 선물했다. 죽든 살든 줏대없이 끌려다니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이에 연잉군은 대길을 찾아가서는 금난정권을 폐지하고 이인좌의 자금줄을 끊어놓으려 한다는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사가 가지고 있는 장부가 필요하고, 또 대길의 도움도 있어야 한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 과정에서 장근석과 여진구는 또 한번의 티격태격하는 쫄깃한 형제 케미를 보여줘 시선을 끌었다.
왕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대길에게만큼은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으니 "형님"이라 부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던 연잉군은 또 한번 발끈했다. 그런데 이제는 설임까지 나서서 연잉군의 속을 박박 긁어댔다. 대길과 만날 때면 왕자의 위엄은 고사하고 기선 제압 한번 못하는 연잉군의 모습은 '대박'의 깨알같은 재미 포인트.
두 사람은 이제 막 이인좌를 잡기 위해 한 밥상에 숟가락을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티격태격하는 남다른 형제 케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운을 타고 나 어떤 악조건에서도 기어이 살아남는 대길과 그의 동생이자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이제 막 반환점을 돈 '대박'에 대한 기대가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