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의, 박신양에 의한, 박신양을 위한 드라마다. 드라마 타이틀부터 그의 캐릭터 이름이고 전파를 타는 70분 내내 그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흡사 박신양의 안방 원맨쇼 같다.
3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조들호(박신양 분)는 괴한의 습격에도 운 좋게 살아났다. 그가 크게 다친 줄만 알았던 배대수(박원상 분)와 황애라(황석정 분)는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지만 조들호는 이들의 뒤에서 태연하게 걸어나왔다.
'슈퍼맨' 조들호는 정회장(정원중 분)의 불법하도급 비리 사건을 계속 파헤쳤다. 이은조(강소라 분)의 아버지이자 원고인 홍윤기(박충선 분)를 열정적으로 변호하며 재판에서 승기를 가져갔다. 피고 측 대리인인 김태정(조한철 분) 변호사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만났다. 조들호는 "네들 돈 벌 만큼 벌었을 텐데 언제쯤 양심적으로 일할래? 정회장 뒤치다꺼리 계약 기간은 언제까지냐?"면서도 "사실 넌 말이 필요없다. 이거면 되는데"라며 김태정을 향해 주먹 쥔 손을 뻗었다. 하지만 아픔은 고스란히 그의 몫이었다.
이후 조들호는 정회장에 앞서 이명준을 찾아냈다. 그는 정회장의 비자금 장부를 숨기고 있는 핵심 인물. 조들호는 경계하는 그에게 소주 한 잔을 건네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한때 검사를 했었는데 진실을 덮었다. 그 이후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다. 아끼던 동생까지 죽었다. 진실은 덮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더 엉망진창이 돼 간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그리고는 "힘든 거 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 주면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법정에 나와서 증언을 하면 이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격려했다.
조들호의 진심에 이명준은 마음을 열었고 증언은 물론 정회장의 비자금 명부까지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약속한 전날 이명준은 의문의 죽임을 당했고 조들호가 살인 누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
휘몰아친 70분 동안 안방 시청자들은 조들호를 연기하는 박신양 덕분에 마음껏 웃고 공감의 눈물을 흘렸다. 능청스럽게 상대를 '디스'하는 박신양 표 연기와 무심코 툭 내던지는 진심어린 대사에 마음이 동한 것.
그의 표정 변화만 봐도 스토리 전개가 가늠이 될 정도다. 조들호를 만들어가는 박신양의 일타이피 연기에 오늘도 시청자들은 브라운관 앞을 떠나지 못한다. /comet568@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