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반할 만큼 매력적인 여성을 보고 ‘걸크러쉬 당했다’고 이르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던 때가 있었다. 특히 같은 여성도 설레게 하는 여성들을 드라마며 영화, 예능에서까지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반가웠다. 그러나 너무 자주, 아무 곳에나 이 단어가 사용된 탓에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걸크러쉬’를 보여준 드라마 속 캐릭터가 등장했다. 바로 MBC ‘몬스터’ 속 유성애(수현 분)다. 177cm의 훤칠한 키에 화려한 외모는 물론, 뛰어난 능력에 언제나 당당한 성격까지 갖췄다. 첫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 좀 띄워 보라”는 사장의 주문에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불러 모두를 아연실색케 한 허당 매력은 덤이다.
유성애는 지난 3일 방송된 ‘몬스터’에서 강기탄(강지환 분)과 힘을 합쳐 양동이(신승환 분)이 감추려 했던 도도그룹 사장 도광우(진태현 분)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그는 지난 방송부터 양동이가 운영하는 유흥업소에 위장 취업해 미인계에 기반한 작전을 펼친 바 있다.
이날 역시 그의 활약이 빛났다. 여자 종업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려는 진상 손님을 보기 좋게 때려 눕힌 유성애를 본 양동이는 그를 관리직으로 승격시켰다. 유성애는 곧바로 스포츠 마사지로 양동이의 마음까지 녹였다. 그 덕분에 강기탄은 양동이에게 수면제와 자백유도제를 먹여 필요한 모든 것을 얻어냈다.
유성애의 기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상한 낌새를 챈 양동이파 조직원들 때문에 탈출에 곤란을 겪게 되자, 강기탄에게 자신을 때릴 것을 요구했다. 양동이에게 맞은 것으로 속이고 재빨리 유흥업소를 그만둘 구실까지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관계자에게 맞은 부분을 가리키며 울먹이는 그의 능청스런 연기가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술자리에서 자신을 좋아하는 동기가 만취하자 그를 들쳐업고 “조그만 게 왜 이렇게 무거워?”라며 택시를 잡아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웃음을 선사함과 동시에 ‘걸크러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유성애가 반짝일 수 있었던 데는 캐릭터의 매력 뿐만 아니라 그를 연기한 수현의 힘 역시 컸다. 도도그룹 신입사원으로 잠입한 국정원 요원으로 변신한 그는 ‘어벤져스2’에서 보여줬던 이지적 이미지와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액션신은 유성애를 완벽히 소화했다. 수현이 완성한 ‘몬스터’ 속 유성애의 모습이 날이 갈수록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