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된 우정이지만, 힘을 합쳐 자신들을 연결시켜준 제작진을 골탕 먹일 정도로 끈끈해졌다. ‘불타는 청춘’을 통해 한 곳에 모인 아홉 남녀 이야기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전라남도 여수시 소재의 섬 안도의 마지막 날을 맞은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멤버들은 제작진을 상대로 벌어진 줄다리기 대결에서 전에 없는 단결력을 보여 줬다. 이 즉석 힘겨루기 역시 ‘청춘’들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 안도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물 세례를 주고 받으며 소년소녀들처럼 까르르 웃던 이들은 이대로 떠나기 아쉽다며 스태프들과의 줄다리기를 제안했다. 벌칙은 안도 바다에 입수하기였다. ‘놀 줄 아는’ 아홉 남녀의 연륜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4050세대인 아홉 남녀에 비해 제작진의 연령대는 낮은 편인 것이 사실. 이에 멤버들은 힘이 약할 것 같은 스태프들을 직접 찾아다녔다. 완력이며 팔뚝 두께를 체크하기도 하고, 마른 사람을 발견하고 뛸 듯이 기뻐하기도 했다.
이어진 첫 판에서 출연진은 보기 좋게 패했다. 이에 ‘청춘’팀은 긴급회의에 나섰다. 하나로 뭉쳐 스태프들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며 조금이라도 승리에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불타는 청춘’의 ‘불타는 승부욕’은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 없이 같았다.
그 결과 두 번째 판에서는 스태프들에게 패배의 쓴맛을 보여 줬다. 남은 것은 마지막 대결. 제작진조차 ‘방송 1년 만에 처음 보는 열띤 회의 장면’이라는 자막을 입힐 정도로, 심각하게 줄다리기에 임하는 이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양측 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 세 번째 판에서는 출연진 쪽에 근소하게 중심이 기운 채로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승기는 오래 버틴 ‘청춘’ 팀에게 돌아갔다. 나이를 잊은 아홉 남녀의 ‘꿀팀워크’가 만들어낸 명장면이었다.
입수를 하던 제작진에 이끌려 얼결에 물에 흠뻑 젖은 김광규를 살뜰히 챙긴 것 역시 멤버들이었다. 날마다 더 친해지는 듯한 이들에게서 프로 방송인의 냄새보다는 진짜 우정이 느껴졌다.
오랜 친구를 떠나 보낼 때마다, 또 새로운 친구를 맞이할 때마다 ‘청춘’들은 더 돈독해졌다. ‘중견 스타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는다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 셈이다. 진정한 친구 사이로 거듭난 이들의 ‘꿀팀워크’ 사이에서 진짜 애정도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불타는 청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