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을 보면 에릭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찬바람이 쌩쌩 부는 듯하지만 눈빛을 바라보면 너무 부드러워서 녹아내릴 듯 따뜻하다.
에릭은 tvN 월화극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에서 미래가 보이는 영화 음향감독 박도경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연기를 되새김질하며 음미할 정도다.
에릭은 애인에게 버림받은 한 남자의 아픔 이면에 여린 감성을 지닌 역할을 시원스럽게 표출하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또 오해영’ 2회에서 박도경(에릭 분)의 아픈 과거사가 그려졌다. 결혼식 당일, 예비신부 오해영(전혜빈 분)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 도경은 혹시 사고가 났을까 응급실까지 찾아 헤맸지만 결국 그녀를 만날 수 없었고, SNS를 통해 그녀의 소식을 접해야만 했다.
그렇게 해영을 잊고 살다가 이름이 같은 또 다른 오해영(서현진 분)을 만나 알 듯 말 듯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을 느끼고 있다. 자신은 결혼식 당일 차이고, 결혼식 전날 버림받은 해영에게 죄책감과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해영의 예비남편이 될 한태진(이재윤 분)은 사업이 망할 위기에 놓이자 해영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또 오해영’은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서현진·전혜빈)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가 보기 시작한 박도경(에릭)이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동명 오해 로맨스다.
이날 갑작스럽게 과거의 해영에게 연락이 온 도경은 괴로움에 빠져 술을 마셨다. 그러다 이상하게 얽힌 해영을 만나 설렘을 느꼈다. 에릭의 연기 특징은 비틀거리는 몸짓과 코가 막힌 듯한 맹맹한 억양에서 두드러지지만, 슬픈 상황을 해프닝적 분위기로 몰아가는 특유의 재치가 더욱 돋보인다.
그저 잘생긴 가수로 여겼던 에릭에게서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느꼈다. 2년 전 방송된 드라마 ‘연애의 발견’을 통해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보여줬던 에릭이 ‘또 오해영’을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초석을 다질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