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참 독특하다.
트렌드를 주도하고, 젊고 새로운 배우들과 작업하며 신선함을 만들어 내던 그간 tvN 드라마들과는 확실히 궤를 달리한다. 고현정과 신성우, 특별 출연하는 조인성과 이광수가 있다지만, 주요 인물들은 모두 나이 지긋한 시니어 배우들이다.
출연진 면면도 화려하다.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총집합이다. 이제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부모로만 등장하던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도전이다. 인간미 넘치는 세계를 그려온,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섭외보다 기획이 더 어려웠다. 중국을 타깃으로 삼아, 소위 '팔릴 만한 작품'을 제작하던 최근의 드라마 시장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기에다. 중국 대중이 열광할 만한 핫한 한류 스타는 없다. 대신에, 연기 내공 꽉꽉 들어찬 명배우들이 즐비한다.
노희경 작가는 4일 열렸던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 발표회장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장 탓에 젊고 트렌디한 배우들 위주로 제작되는 환경 때문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때문에 "내가 잘나가서가 아니라, 이같은 작품을 허락해준 제작사와 방송국의 덕이 컸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초반 볼거리는 있다. 조인성과 극중 연인으로 등장하는 고현정의 해외 로케이션 로맨스신 촬영이 구미를 당긴다. 두 사람은 드라마 '봄날' 이후 11년 만의 호흡이다. 스캔들이 날 정도로 각별한 두 사람이 보여주는 멜로에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하다. 고현정은 프리랜서 작가 '박완', 조인성은 유명한 소설가 '서연하'를 맡았다.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가 극중 조희자(김혜자)의 막내 유민호 역을 맡아 맛깔나는 연기도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주축이 되는 것은 황혼기 청춘들의 인생찬가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노희경 작가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관심을 집중시킬지, 또한 극의 중심으로 다시 나선 시니어 배우들이 우리에게 어떤 감동을 안겨줄지, 한 번 기대를 해보자.
제작발표회장에서 고현정은 그들 시니어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이야기를 취재진에 건넸다. "배울 게 참 많았다. 멋진 꼰대들, 다가서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만 손해라 생각한다"고. 노희경 작가는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꼬집으며 "그들을 폄하하는 건 아닐까. 편견을 깨는 게 목적이다"고 덧붙였다.
그저 그런 청춘 멜로나, 머리 아픈 장르물에 이제는 좀 싫증이 났다면 '디어 마이 프렌즈'로 돌아서라. 오는 13일 오후 8시 30분 tvN 첫방송.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