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의 조재현, 참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운데 볼수록 매력적인 악역이다. 보육원에서 아이들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짓다가도 사람 죽이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장인까지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인데 조재현이 그런 김길도를 탁월하게 표현해 매력적인 인물로 탄생시켰다.
조재현은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에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라도 하는, 살인까지도 쉽게 저지르는 야망 가득한 길도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국수의 신’ 첫 회부터 김길도는 소름 끼치는 악행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것.
지난 4일 방송된 3회분에서도 김길도의 악랄한 모습은 이어졌다. 참 끈질기고 무서운 사람이다. 불길 속에서 놓친 무명이(천정명 분)를 찾기 위해 10년 넘게 찾아 헤매는 것은 물론 자신의 앞길을 막는 사람을 눈앞에서 없애버리는 괴물 같은 모습까지, 이런 악역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다.
김길도는 비서를 시켜 궁락원을 강남으로 옮기는 것에 방해가 되는 고대천(최종원 분)을 죽이라고 했지만 고대천은 식물인간이 됐다.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간 김길도는 식물인간이 된 고대천의 손을 잡고 슬픈 척 연기했다. 그리고는 고강숙(이일화 분)에게 이까지 보이며 환하게 웃는 김길도의 모습은 소름끼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고대천을 확실히 죽이지 못한 비서를 협박했다. 비서가 죄송하다고 하자 김길도는 “죄송하면 벌을 받아야지 말로 퉁 치면 쓰나”라고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이뿐 아니라 난폭운전을 하는 차를 향해 “전속력으로 들이 받아라. 판단하지 마라”라고 비서를 살인기계로 교육시켰다. 그리고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다가가 명함을 주더니 “만약 경찰이 날 찾고 언론에 내가 한 줄이라도 거론되면 반드시 죽는다”라고 무섭게 협박했고 결국 운전자는 명함을 씹어 먹었다.
이날도 김길도가 무명이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던 중 무명이가 있는 사랑보육원의 원장이 돈 때문에 결국 김길도에게 무명이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다. 무명이는 원장이 자신의 정체를 알았다는 사실에 급하게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이 있는 사진을 빼돌리려고 했지만 원장은 그보다 확실한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있었다.
원장은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김길도를 찾아갔지만 테이프에는 다른 영상이 있었다. 김길도는 원장에게 “올 때는 걸어 들어왔으니까 나갈 때는 기어 나가라”라고 섬뜩한 말을 했고 원장은 피투성이가 된 채 보육원으로 돌아갔다.
사이코패스처럼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지시하고 지난 회에서는 고대천을 죽였다는 전화를 받고 광기를 보이는 김길도를 향한 시청자들의 분노는 점점 차오르고 있다. 이는 조재현이 그만큼 김길도를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있다는 뜻.
조재현은 제작발표회 당시 김길도에 대해 “차원이 다른 악역, 거부감마저 들었지만”이라고 표현할 만큼 김길도는 악랄함의 끝을 달리는 캐릭터다. 하지만 조재현은 그런 김길도를 탁월하게 소화하고 있다. 앞으로 김길도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재현이 끌고 가는 스토리와 연기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정도라 김길도의 악행이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국수의 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