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이진욱을 잘 사용(?)할 줄이야.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여심을 사로잡는 강력한 한 방으로 안방 극장에 해피 바이러스를 뿌렸다. 잘생긴 남자주인공의 갑작스러운 버스 고백을 반기지 않을 여성 시청자가 있으랴.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 연출 한희 김성욱)에서는 날로 병세가 악화돼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연인 스완(문채원 분)에게 마음을 다하는 지원(이진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지원은 MRB를 인수해 복합카지노건을 가로채려던 선재(김강우 분)에게 반격을 가하는 데 성공했다. 선재는 MRB 고대표(이원종 분)을 붙잡아 협박으로 지원이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선우건설이 아닌 자신의 선우 캐피탈과 손잡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원은 이미 이를 파악하고 MRB의 대표를 다른 인물로 바꿔뒀고, 주주들이 모인 결정적인 자리에서 이를 공개하며 선재에게 타격을 줬다.
스완은 자신의 신분이 지원의 원수인 은도(전국환 분)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지원을 위해 일부러 가능한 한 그와 떨어져 지내고 있었다. 지원의 복수에 혹여 방해가 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지원의 동생 지수(임세미 분)가 겪었던 사고가 자신의 아버지 때문일지도 몰라 죄책감을 느꼈다.
그런 스완의 손을 계속 잡고 놓지 않는 사람이 지원이었다. 지원은 항상 스완의 곁을 맴돌았고, 한밤 중 스완을 찾아 와 "이제야 살 것 같다"며 행복해 했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버스 고백이었다. 지원은 선재와의 대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후, 홀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스완을 따라갔다. 스완이 탄 버스에 몰래 숨어 든 그는 스완에게 문자를 보냈고, 스완의 시선이 돌아간 곳,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스완의 손을 잡은 그는 "사랑해. 살아서도, 죽어서도..사랑해"라고 고백하며 스완을 감동하게 했다.
이처럼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잘생긴 남자 주인공 이진욱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서사를 이끌어 가는 커다란 두 축은 악인 선재에 대한 허를 찌르는 복수극과 스완, 지원이 빚어내는 달달한 로맨스다. 이진욱은 두 가지 모두에 적합한 배우다. 복수극을 할 때는 누구보다 냉철하고 스마트하게 인물을 표현해 내며, 로맨스를 할 때는 보고있던 여성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정도로 달콤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런 이진욱의 능력이 적재적소에서 발휘되는 것은 역시나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가진 강력한 장점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