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이경규를 잡는 건 국민 시어머니로 불리는 배우 서권순이었다. ‘능력자들’에서 능력자를 검증하기 위해 나섰던 서권순은 누구도 잡지 못할 것 같았던 이경규를 잡고 갔다.
MBC ‘능력자들’에서는 특정한 분야에 두각을 보이는 ‘덕후’(마니아를 부르는 말)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능력을 검증한다. 즉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 분야의 능력자로 인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5일 방송분에서는 드라마 덕후가 출연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가수 황의준. 앞서 출연해 ‘연남동 치타 여사’, ‘털갈이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예능계 샛별로 떠오른 바. 당시 MBC 아침 드라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살짝 드러냈던 것이 이번 ‘능력자들’ 출연으로 이어진 듯했다.
그의 능력 검증을 위해 서권순이 나섰다. 서권순은 아침 드라마에서 못된 시어머니를 주로 맡은 배우로 황의준과 퀴즈 대결을 하기로 돼 있었다. 그전에 이경규와 연기 시범을 보였는데, 이것이 이경규를 잡는 시작이었다.
상황은 이렇다. 이경규는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 서권순은 아들을 장가보내는 어머니로 ‘사돈’ 연기를 펼쳤다. 서로가 서로에게 탐탁지 않은 상황. 버럭하는 이경규에게 서권순은 드라마 속 대사들을 날렸다. “이러니 애가 가정교육을 못 받았지”, “어디서 굴러먹던 집안인지” 등 표독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이경규를 꼼짝 못하게 했다.
결국 폭발한 이경규가 특유의 버럭 호통을 쳤지만, 베테랑 연기자는 끝까지 연기로 맞대응했다. 이경규도 몸에 대사가 배어 있다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권순은 규정을 설명하기 위해 불쑥 진행을 펼쳤던 이경규를 향해 “자꾸 끼어든다”며 언짢은 목소리를 냈다. 규정을 설명하기 위함이라는 해명을 했던 이경규에게 “규정을 왜 거기서 설명하냐”며 말한 것. 이에 이경규는 “아니 그게 아니고요”라며 다른 게스트들과는 다른 표정과 목소리로 대처했고, 결국 “나도 눌렀어요”라며 버럭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눕방부터 말방, 낚방, 꽃방까지 어떠한 콘텐츠로도 사랑받고 있는 이경규는 제 N의 전성기라고 불릴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버럭 개그의 원조. 다소 센 캐릭터로 오랜 시간 인기를 끌고 있던 바. 그런 그가 누그러든 모습도 제법 색다른 재미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능력자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