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오늘(6일)부터 파푸아뉴기니 편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이번 '정글의 법칙' 선발대의 부제는 여자 특집으로 최송현, 김지민, 최윤영, 걸스데이 소진, 에이핑크 오하영은 김병만, 강남과 함께 정글 생존기를 펼친다.
이들 모두 정글은 처음이지만 자신감 만큼은 그 누구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제작진 역시 여자 멤버들의 자립에 중점을 뒀다고. 흔히들 말하는 '여전사'는 없지만, 5명이 똘똘 뭉쳐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는 이번 '여자 특집'. 이에 첫방송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박중원 PD와 정지혜 작가를 만나 촬영 뒷이야기와 관전 포인트를 들어봤다.
- 선공개 영상을 보니 최윤영은 비행기 공포증이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정글에 출연할 생각을 했던건가.
박중원 PD(이하 박) "2년 전에 제작진과 미팅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성격도 괜찮고, 의지도 있었던지라 다시 한 번 미팅을 제안했었다. 때마침 드라마도 끝이 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만났는데 자신감이 강하더라. 그래서 함께 하게 됐다."
- 이번 '여자 특집'만의 특별함은 무엇이었나.
박 "만약 개별적으로 갔다면 힘들었을텐데 5명 다같이 가는 것이 괜찮았던 것 같다. 동료애가 생기더라. 서로가 생존력이 탁월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엎어지면 나머지 네 명이 힘들어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짐이 되기 싫고, 내가 힘든만큼 저 사람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서로가 의지를 할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할 때마다 우르르 같이 가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
정지혜 작가(이하 정) "여자 출연자가 홍일점으로 정글에 가게 되면 물론 주체적으로 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김병만 씨를 비롯해 남자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생존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5명은 스스로 모든 걸 다 해야 했다. 김병만, 강남 씨도 일부러 도움을 주지 않으려 했고 그러다 보니 힘든 부분이 생긴다. 또 홍일점이다 보면 남자 멤버들에게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챙김도 받는다. 하지만 이번 5명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게 되더라."
- 혹시 의외의 멤버가 있었나.
정 "김지민 씨가 의외로 잘했다. 다섯 명 모두 말랐는데 김지민 씨가 유독 갸날프고 체구가 작더라. 생존 시작 전에 '누가 제일 약해보이나'라며 이미지 지목을 했었는데 만장일치로 김지민 씨를 약하다고 뽑더라. 그런데 참 섬세하다. 식사를 할 때도 본인이 직접 식기 세팅을 하고, 뭘 만드는 걸 정말 잘하더라.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일 분배도 잘해주고, 리더십이 강하다. 또 정글에서 손에 잔 상처가 많이 났다. 칼에 베이고 찍히고 그래서 손가락에 밴드를 다 감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장갑을 끼고 끊임없이 일을 했다. 1분 1초도 안 쉬고 일을 정말 열심히 했다. 개그 프로그램을 할 때도 소품을 직집 만들었다고 하더라."
박 "책임감도 강하고 참 다부졌다. 자신이 생각한 걸 뚝딱 만들어내더라. 추진력이 좋아서 실질적 리더였다. 집도 굉장히 깔끔하고 정리도 잘하며 부지런하다.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부지런함이었다."
- 정글하면 집 짓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번에도 잘 지었나.
정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 5명이서 다 지은 경우도 있었다."
박 "소진이 기계공학과 출신이라 그런 부분에서는 '믿어달라'고 하더라. 의견이 분분할 때가 있었는데 소진이 나서서 정리를 했다."
- PD님과 작가님 각자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본다면?
박 "지금까지의 정글과 똑같은 상황에서 생존 기간은 하루 정도 더 길었는데, 여자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역대 가장 험한 정글에서 생존력이 가장 약할 수 있는 여자 멤버들이 과연 잘 버텨낼 수 있을지, 평범한 사람의 생존을 보고 싶었다. 여전사는 없는, 평범한 여성들이다. 하지만 다섯 명이 뭉치니까 에너지가 있다. 한 사람은 지극히 평범한데, 합쳐지니 여전사 같더라. 그만큼 힘이 있다. 거친 정글과 남성미 위에 여성들의 섬세함을 입힌 느낌이다."
정 "여자 5명이 모였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간 것이기 때문에 크게 대단하거나 역대 최고의 센 그림이 있지는 않다. 소소하고 아기자기하다. 여전사가 아닌 평범한 여자 5명이서 해나가는 모습, 그들의 100시간 동안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면 좋을 것 같다. 못하는 걸 잘한다고 꾸미지도 않는다. 100시간의 희로애락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터질 때도 있고 힘들고 지쳐서 쳐질만할 때 으쌰으쌰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감정선이 있고, 그래서 굉장히 귀여웠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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