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탐구] 몰래카메라부터 신장개업까지, ‘일밤’ 전설의 예능 7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5.06 15: 25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밤’은 1988년 11월 27일 이후 30여년간 방송된 예능프로그램의 전설 같은 프로그램이다. 1회 강석부터 주병진, 이문세, 이경규, 이홍렬, 신동엽, 이휘재, 김용만, 김국진, 이혁재 등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가 됐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라는 이름으로 출발, ‘우리들의 일밤’으로 제목이 한 때 변경되기도 했지만 언제나 ‘일밤’이라는 줄임말로 불렸던 프로그램. 2~3개의 코너로 구성, 일요일마다 안방극장을 웃기고 울렸다. ‘세바퀴’, ‘god의 육아일기’, ‘우리 결혼했어요’가 ‘일밤’의 코너로 시작해 독립 편성을 받기도 했다. 이 세 코너뿐만 아니라 셀 수 없는 인기 코너가 존재했다. ‘일밤’을 통해 방송된 코너만 300여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진짜사나이’, ‘복면가왕’ 등이 ‘일밤’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기억하는, ‘일밤’이라는 예능의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전설의 예능을 꼽아봤다.
# 다시 봐도 재밌는 ‘이경규의 몰래카메라’(1991~1992)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이경규가 연예인을 속이는 과정을 담는다. 최고의 스타들이 이경규와 제작진의 각본에 따라 울고 웃었다. 폐지됐다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다시 방송되기도 했다. 지금도 전설의 예능으로 불리는 코너다. 스타들이 어이 없는 상황에 놓여 당황하는 모습은 웃음을 안겼다. 기상 캐스터 김동완은 가짜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아 진땀을 빼고, 임백천은 백번도 넘게 ‘얼레리 꼴레리’를 외쳐야 했다. 스타들의 ‘흑역사’는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에서 탄생했다.
# 그래 결심했어, ‘이휘재의 인생극장’(1993~1994)
“그래 결심했어”라는 유행어를 남긴 코너. 이휘재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코미디였다. 꽃미남 개그맨 이휘재를 전국구 스타로 만든 코너다. 이휘재는 이 코너를 통해 당대 최고의 미녀 스타들과 호흡을 맞추며 숱한 염문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금도 회자가 되는 이휘재가 주먹을 꼭 쥐고 손을 내리며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는 순간은 어떤 반전이 펼쳐질지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청자들을 흥분하게 했다.
# 원조 ‘무한도전’, ‘이홍렬의 한다면 한다’(1994)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뉴질랜드에서 번지점프를 하던 시절. 이홍렬은 제목 그대로 한다면 해야 했다. 끝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무한도전’의 원조격인 것. 이홍렬은 ‘일밤’을 탄생시킨 송창의 PD와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홍렬은 2011년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송창의 PD가 나를 불러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데 할 수 있을까?’라면서 스카이다이빙을 제안했다”라면서 “강요하는 것은 아닌데 하면 대박이라고 무언의 압력을 가해 결국 하기로 했다”라고 웃지못할 공포 체험을 회상했다.
# 이경규가 ‘어디든’ 간다(1996~)
‘이경규가 간다’는 이경규가 어디든 가는 구성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사회 저명인사를 만나거나, 교통 정지선을 지키는 양심 시민들에게 ‘양심 냉장고’를 선물하는 일도 했다.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안기던 이경규. 그는 그해 경찰청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고,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사회적인 반향이 컸다. 가슴 따뜻해지는 예능이자, 외환위기 시절 위로가 되는 감사한 예능이었다. 이후 ‘이경규가 간다’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특집 프로그램 응원 방송에도 활용됐다. ‘예능 대부’ 이경규는 ‘어디든’ 갔다.
# 눈물이 주르륵, ‘신동엽의 신장개업’(1999)과 ‘신동엽의 러브하우스’(2002)
‘일밤’은 ‘느낌표’와 함께 공익성을 추구하는 코너가 많았다. 그중 ‘신장개업’과 ‘러브하우스’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구성. 망해가는 가게를 살리는 ‘신장개업’, 집 보수가 필요한 가족을 돕는 ‘러브하우스’가 그랬다. 신동엽이 진행을 맡고 몰라보게 달라진 가게와 집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겼다. 두 코너 모두 전문가들이 함께 했고, 신동엽의 재치 있으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편안한 진행이 돋보였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이웃들의 이야기는 안방극장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 ‘무한도전’이 했던 게릴라 콘서트, 원조는 ‘일밤’(2000~2003)
‘무한도전’이 ‘토토가 시즌2’ 방송 형식으로 차용한 게릴라 콘서트. 역시나 ‘일밤’이 원조였다.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당일 홍보를 통해 관객을 끌어모았던 구성. 보통 5000명을 모았는데, H.O.T는 처음으로 만 명을 넘겼다. 역대 최다 관객은 국민 그룹으로 불렸던 god로 2만 명 가깝게 모았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던 시기가 아니기에 가수들이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관객을 동원해야 했던 구성. “안대를 벗어주세요”라는 진행자의 외침은 수많은 안방극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 바보 정준하를 탄생시킨 ‘브레인 서바이벌’(2002~2005)
정준하를 스타로 만든 프로그램의 원조. 정준하는 이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코너에서 바보 분장을 하고 “두 번 죽이는 거라고”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MC 김용만의 진행 하에 ‘떡 먹는 용만이’ 게임이 유행이 됐고,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라는 가사의 동요가 유명세를 탔다. 퀴즈 프로그램인 ‘브레인 서바이벌’은 KBS 2TV ‘스타골든벨’과 함께 신인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얼마 되지 않는 예능. 최후의 1인은 모교에 장학금을 기증했다. ‘일밤’의 코너 중 연속으로 가장 오랫동안 방송된 코너였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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