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의 시청률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지상파에는 없는 수작'으로 손꼽히며 시청자들을 매회 감동케 한다.
종영을 딱 1회 남겨뒀던 지난회도 그랬다. 지난 6일 방송된 '기억' 15회에서는 예측불허의 상황들이 여전히 툭툭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걸 풀어나가는 건 자극적인 스토리나 사건이 아닌, 인간미 풀풀 풍기는 박태석(이성민 분)과 그의 주변인들, 또한 그런 박태석을 리얼하게 연기하며 호평받고 있는 배우 이성민이었다.
방송 초반 드러나며, 만인에게, 특히 그를 노리는 악인들에게는 언제 공개될까 노심초사했던 박태석의 알츠하이머가 공개됐던 순간은 반전이었다. 바로 태석이 TV 생방송 도중 스스로의 입으로 이를 고백한 것. 이찬무(전노민), 신영진(이기우)은 물론이거니와 시청자도 함께 놀랐다.
이는 오히려 박태석에게 힘을 실어줬고, 그가 바랐던 권명수의 재심재판에 대한 여론은 빠르게 형성됐다. 이와 함께 이찬무가 강제출국 시키려고 했던 승호(여회현)는 경찰에 자진출두해 뺑소니 사건의 진범이 자신이고, 강현욱도 본인이 살해했다고 진술하는 등 반전 전개가 거듭됐다.
알츠하이머라는 뻔한 소재와, 단순한 권선징악으로 매듭지으며 마지막회 서두른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던 여느 드라마와는 확실하게 달랐다. 또한 그저 알츠하이머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보다는 주변인을 품어선 더 넓은 그림과 사회적 메세지 등을 수시로 전했다.
'기억'의 시청률은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서도, 전작 '시그널'에 비해서도 낮은 3% 안팎이다. 그럼에도 '기억'은 최소한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는 호평과 감탄사만 반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단순 시청률 잣대로만 판단하기에는 아쉬운, 지상파에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드라마 '기억'. 오늘(7일) 오후 8시 30분 최종회가 방송된다. / gato@osen.co.kr
[사진] '기억'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