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양세형이 ‘무한도전’에 또 출연한다. 재출연 자체만으로도 혹시 새 멤버로 영입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발생할 정도로 ‘무한도전’은 현재 빈 자리가 너무 많다. 일단 웃음 활기를 불어넣고 ‘무한도전’ 내 새로운 웃음 갈등을 조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관심병’이 있다고 말하는 양세형의 역할을 다한 셈이다.
양세형은 7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특집 ‘무한상사’에서 옆 부서 유능한 인재로 출연한다. ‘옆 부서 유능한 인재’라는 캐릭터대로 양세형은 지난 달 퍼펙트센스 특집에서 출연한 이후 재출연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컸다. 자신의 유행어인 “바리 바리 양세바리 에브리바리”를 외치고 시끌벅적한 수다를 떨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목을 하든, 농담이 재밌든 상관 없었다. 마구잡이로 웃음 장치를 만들었다.
개그맨이니깐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자세에서 시작된 ‘막 던지기’의 효과는 컸다. 그는 시각과 청각, 후각이 모두 뛰어나다고 말하며 스스로도 “저는 관종병이고 허언증이 있다”라고 독한 말을 쏟아냈다. ‘관종병’은 ‘관심을 받기 좋아하는 병’이라는 신조어로 ‘관심종자병’의 줄임말이다. 지상파 방송에서 누가 스스로 ‘관종병’이라고 칭할 줄이야, 그 어려운 걸 양세형이 해냈다.
양세형은 수다와 자신에 대한 독설로 웃음 흐름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아직 ‘무한도전’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반응 있는 광희에 대해 “자막 좀 올려달라. 발음을 전혀 못 알아듣겠다”라고 놀렸다. 흔히 말하는 광희가 부진하다는 오해를 쉽사리 거론하지 못하는 기존 멤버들과 달리 양세형은 ‘모두까기 인형’처럼 온갖 농담을 던졌다. 구성원의 잦은 하차로 빈자리가 많은 ‘무한도전’은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양세형의 농담으로 웃음이 빵빵 터졌다. 기존 멤버들과의 의도된 웃음 갈등을 형성하고, 밑도 끝도 없이 웃기면 말을 하는 캐릭터로 재미를 선사한 것.
그야말로 구성원이 부족해 예능 캐릭터들의 소진이 더 빠를 수밖에 없는 ‘무한도전’에 큰 힘이 됐다. 양세형이 만든 의외의 웃음은 방송 후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재출연으로 이어졌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일회성으로 출연한 게스트, 특히 전문 예능인이 반응이 좋을 때 재출연으로 이어졌다. 김영철이 그랬고, 사고뭉치 캐릭터로 재미를 선사한 길의 경우 고정 출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양세형의 경우도 앞으로도 종종 ‘무한도전’을 찾아 웃음 캐릭터 추가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일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 일단 기존 멤버들이 가진 캐릭터를 조금 변화시키고, 웃음 구도를 다양하게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양세형은 출연 자체가 제 몫을 하는 것처럼 되고 있다. 멤버들의 실제 성격이 많이 묻어나는 무한상사 특집에서 ‘유능한 옆 부서 직원’으로 출연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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