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의 왕좌가 15주 동안 한 사람에게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이다. 앞서 가왕의 자리를 오래 지킨 4연승의 클레오파트라(김연우)와 5연승 캣츠걸(차지연)보다 오래 가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음악대장은 무려 7연승을 기록하며 시청자들과 복면가왕 판정단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음악대장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를 알아봤다.
* 지겨울 틈 없는 변신의 귀재 + 의미 있는 선곡
음악대장의 음악은 변화무쌍하다. 첫 솔로 곡으로는 신해철의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민물장어의 꿈’을 선택해 애절한 감성의 보컬을 뽐내더니 가왕 캣츠걸과 호각을 다툴 때는 넥스트의 4집 앨범 수록곡이자 TV 애니메이션 '영혼 기병 라젠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었던 '라젠카, 세이브 어스'로 가왕 장기집권 역사의 막을 올렸다.
그 후 ‘록 선곡’을 고집할 줄 알았던 음악대장은 아이돌 그룹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로 판정단의 혼을 쏙 빼놓았다. 빅뱅 멤버 다섯 명이 격렬한 안무와 빠른 랩으로 소화하는 무대를 복면가왕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홀로 무대를 꽉 채웠다.
25대 가왕전에서는 더 크로스의 ‘돈 크라이’를 불러 다시 한 번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연예인 판정단으로 등장한 가수 강균성은 음악대장이 ‘돈 크라이’를 선곡한 이유에 대해 “더 크로스의 멤버 김혁건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가 회복해 휠체어를 타고 있다”고 말하며 “더 크로스라는 그룹을 ‘복면가왕’이란 무대에서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지 않았을까”라고 선곡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강균성의 말처럼 음악대장의 선곡에는 스토리가 있다.
27대 가왕전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에서 저음까지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가왕의 진면목을 보여 ‘장르의 소화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곡 리메이크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서태지의 귀까지 사로잡았다. 또 음악대장은 4월 24일 방송된 가왕전에서는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를 불러 영원한 ‘마왕’을 추모했다.
* 겸손함은 기본, 당당한 매력, 솔직함이 무기
음악대장은 노래할 때 가장 매력적이지만, 그의 매력발산은 인터뷰 중에도 그치지 않는다. 음악대장은 “내년 봄쯤에는 가면을 벗을까 한다”며 가왕의 자리를 쉽게 내어주질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음악대장은 수다스러운 면모도 숨기지 않았다. 음악대장은 수다쟁이 같다는 팬들의 말에 “내가 12시간에서 13시간을 있어야 하는데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이 시간 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다 이야기하려고 한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또 지난 8승을 향해가는 길목이었던 4월 17일 방송에서는 김성주와 케미도 돋보였다. 김성주는 "음악대장님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어마어마해지고 있는데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음악대장은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아직 가면을 안 벗어서 바깥에 돌아다녀도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머를 잃지 않는 음악대장은 오랫동안 가왕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매주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실력이 출중한 복면가수들이 나올 때면 “오늘은 위험하다”며 마음을 드러냈다. 그 와중에 매력적인 여성 복면 가수가 나왔을 때는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성냥팔이 소녀(하니)의 음색에 반한 음악대장은 무대 후 첫 만남에서 포옹을 시도해 웃음을 자아냈다. 거기에 솔직 당당한 음악대장의 깜찍한 가면과 매주 조금씩 바뀌는 ‘꼬마병정’ 무대의상은 깨알 같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복면가왕’의 가왕 자리는 회가 거듭되면 자연스레 ‘자진 하차설’이 흘러나온다. ‘나는 가수다’처럼 명예졸업 제도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는 승부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가왕의 등장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편이었다. 이는 복면가왕 사전투표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음악대장 앞에서는 “2주 기다리는 게 힘들다”, “이번엔 어떤 선곡을 했을까?” 등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여러 기대감 속에서 매력적인 복면가왕 음악대장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sungruon@osen.co.kr
[사진] MBC 복면가왕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