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액션 블록버스터다. 제작진 면모 역시 화려하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더 이상 평균 이하가 아니다. ‘무한도전’이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의 첫 삽을 뜬 가운데, 화려한 구성에 대한 왠지 모르게 섭섭하다는 시선과 기대가 더 된다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7일 방송에서 이미 예고했던 액션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렸다. ‘무한도전’은 지난 해 10주년 특집으로 ‘무한상사’를 통해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대본 작업 등의 이유로 올해로 연기했고, 5월 첫 주가 돼서야 제작진인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와의 첫 만남을 공개했다.
장 감독이 연출을, 김 작가가 극본을 맡는다. 장 감독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와 드라마 ‘싸인’으로 유명하며, 김 작가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시그널’을 집필했다. 장르 드라마에 최적화돼 있는 작가와 연출이자 부부인 두 사람이 뭉친 것. 일단 제작진이 강하고, 멤버들과 ‘무한도전’ 역시 11년 전 첫 방송을 할 때와 달리 평균 이하가 아니다. 이들은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리며 문화 콘텐츠로 격상했고 사회를 들었다놨다하는 큰 일을 벌이기도 한다.
다만 언제나 최선을 다해,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도전을 끊이지 않는다는 무한도전 정신은 이들이 아무리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래서 멤버들이 톱스타가 됐고, 프로그램이 숨만 쉬어도 화제와 논란이 되는 국민 예능프로그램일지언정 이들의 진정성은 의심받지 않는다. 다만 초창기의 소소하고 다소 부족한 구석이 많았던 ‘무한도전’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균 이하’를 외쳤던 멤버들과 프로그램이 더 이상 ‘평균 이하’가 아닌 ‘평균 이상’이라는 당연한 변화를 어색해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번 ‘무한상사’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도 그렇다. 그동안 ‘무한상사’는 멤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가는 상황극을 통해 ‘무한도전’ 속 캐릭터간의 갈등 혹은 대결 구도를 확인하고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샀던 구성. 직장인의 애환이 묻어났던 특집이었다.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의 경우 이 같은 소소한 면모가 없을 수밖에 없는 상황. 제작진이 만들어갈 그림은 전문적일 것이며, 멤버들 역시 액션과 연기에 있어서 열성을 쏟아 최상급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일부는 뭔가 우리의 이야기였던 것 같고, 좀 더 ‘무한도전’ 멤버들을 친숙하게 다가가는 연결고리였던 ‘무한상사’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운 의견을 보내기도 한다. 규모를 키우지 말고 가끔 멤버들끼리 소소하게 웃음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있는 것. 부족하면 부족해서 웃긴 '무한도전' 초창기의 향수가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10주년 특집으로 시작됐고, 3년 전 뮤지컬 특집이 다채로운 감동과 재미를 안긴 만큼 액션 블록버스터 역시 우리가 그동안 ‘무한도전’을 통해 만나지 못한 색다른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11년간 방송되며 다른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이미 전설 같은 특집을 남긴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무한도전’이기에 새로운 즐거움을 위해 규모가 커지고 다른 시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옹호의 목소리도 크다. 언제나 이들이 걸어가는 길에 긍정과 부정적인 여론이 함께 했던 것처럼 이번 ‘무한상사’ 액션 블록버스터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엇갈리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