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중독과 막장 뺨치는 상황극이 만나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모르모트 PD와 합작한 양정원이 '마리텔' 새로운 우승자로 등극했다. 여자로서는 4번째 우승이다.
양정원은 지난 7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조연출인 권해봄 PD, 즉 모르모트 PD와 필라테스 운동법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한편, 집에서의 상황극으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운동법은 양정원 특유의 애교와 맞물려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냈고, 양정원의 요청에 따라 함께 운동을 하는 모르모트 PD는 예능 PD답게 적절한 돌직구와 상황극에 몰입한 동작들로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재미는 양정원과 모르모트 PD의 찰떡 같은 호흡이었다. 모르모트 PD는 양정원에게 교육을 받는 '회원님'인 동시에 상황극 중 양정원에게 독설을 내뱉는 동생으로 활약을 했는데, 두 사람은 때때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입담으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양정원은 네티즌 뿐만 아니라 모르모트 PD가 자신을 놀려도 웃음 한 번 잃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적절하게 받아치며 예능감을 과시했다. 특히 드라마를 볼 때 할 수 있는 정신 사나운 운동법에 모두가 "누가 드라마를 이러고 보냐", "우리 누나가 미쳤어요" 등의 반응을 끊임없이 보이는데도 양정원은 꿋꿋했다. 오히려 "왜 계속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지 알겠다"는 말에 "처음 만날 때는 몸이 너 같았지만, 다 몸짱 되어서 헤어졌다"고 운동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또 간식을 뜯어 달라고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모르모트 PD의 애드리브 속에 점점 더 상황극이 막장으로 달려가도 두 사람의 호흡만큼은 보면 볼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꿀잼'을 완성했다. 여기에 '미쳐돌아가는 막장 상황극' 등의 자막이나 모르모트 PD에 덧입혀지는 컴퓨터그래픽은 '마리텔'만의 최대 장점. 그 중에서도 앉으라고 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앉는 모르모트 PD에 BGM 섞은 사극의 한 장면과 함께 만들어낸 컴퓨터그래픽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제는 마주 보고 서 있기만 해도 웃긴 두 사람은 결국 3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이경규의 독주를 막아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 결과였지만, 그 어떤 이견도 없을 만큼 단연 최고의 재미임에 틀림없다. /parkjy@osen.co.kr
[사진] '마리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