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씨남정기’를 보며 누구나 이렇게 생각했을 듯하다. 윤상현, 이요원에게 ‘욱씨남정기’가 ‘인생작’이었다고. 그 만큼 이 드라마는 두 사람에게 가장 완벽한 작품이었다.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극본 주현, 연출 이형민)가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욱씨남정기’는 그야말로 시청자들에게 ‘힐링’드라마였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이 드라마에서 펼쳐졌고 ‘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위로’ 그 자체였다.
‘욱씨남정기’가 더욱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윤상현, 이요원 두 배우의 힘이 컸다. 두 사람이 각각 ‘소심끝판왕’ 남정기와 ‘센 언니’ 옥다정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기 때문. 이에 시청자들은 ‘욱씨남정기’가 윤상현과 이요원의 ‘인생작’이라는 평에 동의하고 있다.
tvN 드라마 ‘갑동이’ 이후 약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윤상현은 자기 몸에 꼭 맞는 캐릭터로 등장했다. ‘찌질연기의 대가’라고 불렸을 만큼 찌질한 연기에 탁월했던 윤상현은 찌질함에 소심함까지 갖춘 남정기를 제대로 표현했다.
항상 ‘갑’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손해를 보는 것도 감수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들어도 그저 웃는 캐릭터다. 찌질한 남정기는 윤상현의 섬세한 연기력을 통해 완성됐다. 윤상현은 남정기였고 남정기는 윤상현이었다.
그만큼 윤상현은 남정기를 빈 틈 없이 표현했다. 누가 뭐래도 남정기는 윤상현에게 최고의 캐릭터였다. ‘욱씨남정기’의 송원섭 CP에 따르면 남정기 역 후보로 윤상현이 거론된 후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을 만큼 남정기 역할은 윤상현에게 딱이었다.
거기다 윤상현은 특유의 ‘찌질함’에 코믹함까지 더했다. 그는 코믹한 표정연기로 ‘욱씨남정기’에 유쾌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드라마가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작가의 재치 넘치는 필력에 윤상현만의 연기가 더해져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게 해줬다.
이뿐 아니라 윤상현은 이번에는 인간미를 더한 찌질함을 보여줬다. 그저 찌질한 게 아니라 약한 자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줄 알고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싸워주는 ‘을’의 영웅과도 같았다.
이요원도 마찬가지. 이요원은 딱딱한 말투, 날카로운 눈빛, 하지만 그 속에 따뜻한 정이 있는, ‘센 언니’ 옥다정 역할을 맛깔나게 표현했다. 극 중 여성, 그리고 직장인의 마음을 대변한 이요원은 여성 시청자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옥다정 연기는 성공적이었다.
‘성공적’이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건 이요원은 그간 출연하는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도 그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 항상 다른 배우들에게 밀려 캐릭터가 빛나지 못했다. 하지만 ‘욱씨남정기’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연기부터 패션까지 모두 옥다정 그 자체였고 그의 인생작이라고 할 만큼 작품으로 기록됐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욱씨남정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