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선 이겼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무술에 대한 열정과 노장 투혼이 빛났다. 이경규가 몸을 사리지 않는 방송으로 '마리텔'의 의미를 더했다.
8일 오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MLT 27' 생방송이 진행됐다. 김구라의 '트루 팝 스토리', 양정원의 '초초밀착 필라테스', 레인보우의 '김자매 네일살롱', 장진우의 '파티하기 좋은 날'이 마련된 가운데 이경규도 나섰다.
'눕방', '낚방', '말방', '꽃방'에 이어 그가 새롭게 준비한 건 '절방'이었다. 학창시절 우상이었던 이소룡과 그가 만든 절권도를 직접 몸으로 익히고 영화 '용쟁호투'를 재연하겠다는 것.
이경규는 "'복수혈전'에 영향을 준 운동이 절권도다. 5억 원을 날렸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다. 어렸을 때 별명도 이소룡의 아들 '이자룡'이었다"며 이소룡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다.
절권도를 누워서 할 수 있는 '눕권'까지 만들고 싶다 할 정도. 이경규는 "오늘 방송이 괜찮으면 '복수혈전2'를 제작하겠다"며 이소룡이 출연한 '용쟁호투' 속 액션을 배우기로 했다.
그는 실전에 앞서 전문 의료진에게 혈압 검사를 받았다.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해 체력적으로 약해진 상황이었기 때문. 다행히 혈압은 정상이었고 이경규는 슬슬 몸을 풀기 시작했다.
나름 스탭은 현란했고 기본기는 탄탄했다. 전문가와 함께 합을 맞추며 다채로운 기술을 익혔다. 평소에도 틈틈이 배우고 있던 터라 가능했던일. 하지만 팔목 부상까지 감수하며 열심히 몸을 던졌다.
시간이 갈수록 이경규의 숨은 차올랐다. 그때마다 그는 쌍절곤으로 숨을 돌렸다. 이 역시 만만치않은 체력을 요구했지만 이경규의 열정을 꺼뜨릴 순 없었다. 심지어 10대1 집단 액션까지 소화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결국 이경규는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러나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또 주먹을 날렸다. 비록 연습과 휴식을 번갈아 하다가 나중엔 체력이 방전되긴 했지만 쉴 때에도 채팅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전반전 순위 집계 결과 이경규는 양정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앞서 3연승을 달렸지만 양정원의 출연으로 또다시 2위에 머무르게 된 그다. 그럼에도 괜찮다. 액션 연기에 대한 이경규의 진심을 팬들은 알게 됐다.
조롱의 대상이 된 '복수혈전'이지만 이경규가 '마리텔'의 기운을 업고 2탄을 제작하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