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진세연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듯 보인다. 첫 등장한 4회에서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
사극 연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안심해도 좋다는 반응이다. 앞으로 종영하는 50회까지 이 호흡을 잘 이끌어가며, 여전히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안티들의 마음을 돌려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앞서 첫 방송 전 열린 ‘옥중화’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이병훈 감독은 주인공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선한 인상을 꼽았다. 그가 만난 진세연이 착한 얼굴로 밝은 이미지를 지녀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진세연은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순수한 웃음이 매력적이다. 그런 장점으로 똑똑한 옥녀 캐릭터를 살려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에서 어린 옥녀가 성인으로 성장한 모습이 담겼다. 봄꽃이 가득 핀 언덕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고개를 떨군 정다빈이 고개를 들자, 말간 진세연의 얼굴이 나타났다.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CG 처리해 시각적으로 보여준 시도가 이채로웠다.
옥녀는 어릴 때부터 포도청 다모가 되는 것을 꿈으로 여겼는데, 이곳에 들어가면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전옥서의 죄수들을 도우면서도 사내들을 이길만한 칼솜씨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너무 실력이 출중했기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시험 당일 심사위원들 앞에서 떨지 않고 경국대전을 읊었고, 검술도 자랑했지만 허사였다.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전옥서로 돌아왔다. 그런 가운데 감옥에 갇힌 박태수(전광렬 분)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를 찾을 단서를 제공받기 시작했다.
진세연에게 안티가 많은 이유는 출중한 연기력을 갖추지 못했던 신인시절부터 비중 높은 주연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 2010년 드라마 ‘괜찮아, 아빠 딸’로 데뷔한 이후, 이듬해부터 만난 작품 ‘내 딸 꽃님이’ ‘각시탈’ ‘다섯 손가락’ ‘감격시대’ ‘닥터이방인’ 에서 줄곧 주연을 맡았다.
더불어 ‘감격시대’에 출연할 당시 ‘닥터 이방인’의 해외 촬영을 다녀온 데다 ‘감격시대’ 측 촬영에 차질을 빚어 겹치기 출연 논란을 겪기도 했다.
캐스팅 행운, 겹치기 출연 논란 등 그녀를 향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지워내기 위해선 ‘옥중화’의 옥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한다. 더욱이 아역을 맡은 정다빈의 호연으로 그녀에게 부담이 가중됐을 터.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해갈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의’ 이후 3년 만에 연출 일선에 나선 이병훈 감독의 녹슬지 않은 연출력도 눈여겨 볼만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