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했다고 해서 곧바로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남자가 없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길이 열려있다는 사실을 들려주는 게 어떨까.
‘가화만사성’ 김소연과 김지호가 평생 믿고 살아온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가운데 시댁에서 나와 각자의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사랑의 아픔에 방황하는 이들이 이혼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신화를 세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은 봉해령(김소연 분)과 유현기(이필모)가 가정법원에서 헤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 생활동안 해령은 남편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고, 현기는 어머니의 비뚤어진 애착 때문에 아내를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
상처만 가득한 해령과 현기는 시어머니이자 어머니인 장경옥(서이숙) 여사의 바람대로 헤어지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해령의 친정엄마 배숙녀(원미경 분)는 딸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
한복 디자이너로 유명세를 떨치던 경옥은 자신이 만든 한복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날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하자 며느리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해령과 서지건(이상우)을 불륜 관계로 몰았고 급기야 사돈댁에 며느리 때문에 이혼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와 아버지에게 면목 없고 죄송한데 후회는 안 한다. 더는 미련하게 버티고 살기는 싫다”는 해령에게 숙녀는 “그만큼 힘들었으면 이젠 더 안 해도 된다. 너무 잘하려고 애쓸 것도 없다. 편히 살아라”고 이혼을 수긍했다. 해령은 이날 자신의 곁을 지켜온 지건에게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앞서 해령의 쌍둥이 오빠 봉만호(장인섭 분)는 자신이 낳아온 혼외자식 때문에 본처 한미순(김지호 분)을 떠나보낸 바 있다. 미순은 두 딸을 시댁에 놓고 쫓겨나듯 집을 나갔다. 그녀가 이혼의 아픔을 딛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혼과 못다 이룬 꿈이란 두 가지의 갈림길에서 해령과 미순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부디 새 연인을 만나 알콩달콩 사랑의 꽃을 피운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지 않길 바란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