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일명 '넘사벽' 가수들의 연승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은 무려 8연승을 달성했고, 박정현 역시 깨지지 않는 불패 신화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이선희까지 가세, 2연승을 품에 안았다. 과연 누가 이들의 가열찬 연승을 저지할 수 있을까.
'음악대장'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무려 16주나 방어에 성공하며 8연승을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 1월 31일 5연승을 이어가던 '여전사 캣츠걸' 차지연을 제치고 새로운 가왕이 됐다.
당시 '음악대장'은 넥스트의 'Lazenca, Save Us'를 선곡해 열창, 모두를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무대는 지금까지도 레전드라 손꼽힌다. 2라운드에서 고(故) 신해철의 '민물 장어의 꿈'을 부른 '음악대장'은 차지연에 이어 가왕에 오른 뒤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도 '음악대장'은 티삼스의 '매일 매일 기다려'를 폭발적인 고음으로 소화해내 모두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이 곡을 들은 유영석은 "전주가 나오는 순간 소름끼쳤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도. '복면가왕'의 시청자들 거의 대부분은 '음악대장'의 정체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그저 '음악대장'의 신들린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느끼고 있기 때문. 대중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음악대장'의 연승을 저지할 수 있는 도전자가 있기는 할 지 의문까지 생기는 상황이다.
SBS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에도 '음악대장'처럼 승리를 놓치지 않는 가수가 있다. 바로 박정현이다. 박정현은 도전자에게 그 어떤 어려운 곡을 선택받아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온 박정현은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성시경의 '미소천사',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 AOA의 '심쿵해', 부활의 '론니 나잇' 등 잘 모르는 트로트는 물론이고 걸그룹 댄스곡까지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심쿵해'를 부를 당시, 두 번이나 멜로디를 잊어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박정현은 즉석에서 편곡을 시도, 전혀 다른 멜로디의 곡을 만들어냈다. 실수마저도 딛고 일어나는 박정현의 무대는 '판타스틱' 그 자체였다.
이에 MC 성시경은 박정현을 게임의 마지막 판에 나오는 '마녀'라고 표현했고, 네티즌들 역시 "프로그램의 제목을 '박정현을 이겨라'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박정현의 연승 행진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누구를 만나도, 어떤 곡을 불러도 박정현 앞에서는 무용지물. 이 때문에 연출자인 박상혁 PD는 "박정현을 이길 도전자를 반드시 찾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SBS의 또 다른 음악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도 '역시'라는 말이 저절로 터져나오는 '보컬신' 이선희가 '예진아씨'와 함께 '제 2대 판듀'로 등극,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8일 방송에서 이선희와 예진아씨는 조성모와 버거프린스, EXO와 전라도 빨간 바지, 변진섭과 찰떡화음 등과 대결을을 펼쳤다. 앞서 한 번의 무대 경험이 있는 이선희와 예진아씨는 외모는 물론 목소리까지 닮은 친자매같은 모습으로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를 열창, 또 한 번의 '레전드 무대'를 완성했다.
이선희의 탄탄한 내공과 이를 받쳐주는 예진아씨의 보컬 호흡은 감동 그 자체. 이에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은 기립박수를 하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소녀 같은 감성으로 폭발적인 고음을 내지르는 이선희의 무대 장악력은 상상 그 이상. 과연 이런 이선희에게 도전장을 내민 신승훈, 장혜진, 에일리가 새로운 '판듀'로 등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복면가왕' 캡처,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