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다. 8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장기집권하고 있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을 향한 시선은 이렇게 사뭇 다르다. 확실한 건 응원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는 사실. 왜 우리는 8연승이라는 독주에도 질리지 않고 그를 기다리는 2주 동안 설레는 걸까.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사상 초유의 대기록이 나왔다. 음악대장이 세운 8연승이다.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가왕이 탄생하는데, 8연승이라고 하면 음악대장은 16주 동안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음악대장 앞서도 장기집권했던 출연자가 있었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 코스모스(거미), 캣츠걸(차지연)이다. 물론 모두 어마어마한 실력자이지만, ‘복면가왕’뿐만 아니라 서바이벌이나 대결을 주된 포맷으로 하는 프로그램일 경우 장기집권에 대한 반응은 서서히 시청자들의 싫증을 불러오기 마련. 이에 제작진은 ‘명예졸업’이라는 카드를 내놓곤 한다.
그런데 ‘복면가왕’의 진가는 여기서 발휘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노래한다는 점은 그가 누구인지 정체를 설사 모두가 알게 됐다고 할지라도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을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게 한다.
또한 정체를 숨기고 노래를 선보이다 보니 가수는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보다 더 과감하고 신선한 시도가 가능한 것이다. 즉 무대에 대한 타성에 빠질 법도 한 시점에서 시도한 도전이 의외의 면모로 시청자들에겐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음악대장은 이를 제대로 살린 출연자다. 그의 뛰어난 노래실력은 가창력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능력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록이면 록, 댄스면 댄스, 발라드면 발라드 등 모두 한 사람이 만든 무대였지만 천의 목소리가 돼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음악대장이 펼치는 격주마다 콘서트는 그야말로 ‘복면가왕’을 축제의 한마당으로 만들고 있다. 그 앞에서 정체는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가 어떤 곡을 선택할 것이냐에 호기심이 맞춰져 있다.
‘라젠카 세이브 어스’부터 특히나 8연승을 차지했던 ‘매일매일 기다려’까지 우리가 방송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곡이 주목을 받게 됐다. 이는 대결보다는 편견 없이 음악을 듣게 하고자 했던 ‘복면가왕’의 의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충분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복면가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