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실체 맞히기는 무의미하다 이미 눈치 빠른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복면가왕'의 음악대장이 누군지 어느 정도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누군지 그 베일을, 복면을 벗기는 것을 오히려 반대하는 분위기가 아이러니하다.
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이 8연승에 도전해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음악대장은 달달한 초콜릿, 슬램덩크, 밤의 제왕 박쥐맨, 신비한 원더우먼 등을 물리치고 가왕 철옹성의 위엄을 드러냈다. 음악대장이 선택한 곡은 티삼스의 '매일 매일 기다려'.
이 노래는 들은 심사위원들은 감격했다. 유영석은 "누군가 불러주길 고대했었다. 그 만큼 부리기 어려운 노래인데 음악대장이 불러주지 않을까 기대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음악대장은 질리지 않는 마성의 고음 소유자로 불리고 있다. 남성적인 섹시함이 시원한 고음을 타고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여심도 남심도 사로잡기 충분하다. 고음의 단점은 쉽게 질린다는 것인데 음악대장의 그것은, 8연승이 증명해주듯 쉽게 물리지 않는다.
여기서 던질 질문은 '음악대장이 과연 누군지가 중요한가?'란 것이다. 음악대장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전 포인트는 '도대체 누구길래 그렇게 노래를 잘 불러?'보다, 그저 음악이다. 2주에 한번 음악대장이 들려주는 노래 그 자체가 이미 이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가 됐다. 그렇기에 음악대장이 계속 복면을 벗지 않았으면 좋겠다란 반응이 많다.
'복면가왕'은 이런 부분에서 방송의 '공공의 적'이 된 스포일러와 묘한 지점에 있다. 언론이 스스로 스포일러를 막아주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프로그램의 재미가 또 스포일러와는 크게 상관없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저 음악'이다. /nyc@osen.co.kr
[사진] '일밤-복면가왕'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