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은 매 순간 빛나는 연기혼을 가진 배우다. 두꺼운 뿔테안경에 냉소적인 분위기, 정확한 발음. 마치 고교시절 국어선생님 같은 믿음직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물론 큰 키에 근육질의 육감적인 몸매도 아니다. 다소 여윈 얼굴로 안경 너머에는 약간의 냉소적인 분위기도 서려있다. 허나 그가 내뿜는 연기 투혼은 지금 안방극장에 핵폭풍급 위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KBS2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변호사 조들호 역할로 출연 중인 그는 첫 방송부터 이미 안방극장의 화제인물이 됐다.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거머쥐며 인기를 입증한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박신양은 검찰의 비리를 고발한 이후 변호사로서 제2의 삶을 사는 조들호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람들을 열광시킬 정도의 강한 흡인력을 지닌 것이다.
지난 9일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연출 이정섭)에서 살인범으로 검찰에 소환된 조들호가 이은조(강소라 분)와 장해경(박솔미 분)의 도움을 받아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이날 조들호를 시시각각 위협해온 검사장 신영일(김갑수 분)은 정 회장(정원중 분) 비자금 장부의 행방을 몰라 좌불안석했다. 처음에는 이것을 이명준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가 갑자기 죽으면서 찾을 수 없게 된 것. 그가 죽게 된 배후에는 영일과 정 회장이 있었다.
영일의 아들 신지욱(류수영 분)은 현장의 CCTV를 살펴 용의자로 조들호를 의심했다. 명준을 찾아간 그의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 이는 영일이 조작한 것이다. 살인범은 CCTV에 잡히지 않도록 환기구를 통해 이명준의 방에 들어가 살해한 뒤 다시 이곳을 통해 나왔다. 이에 조들호는 졸지에 이명준의 살인범으로 긴급 체포됐고 사무실과 집도 압수수색 당했다.
조들호가 살해범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44시간 동안 은조와 해경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은조는 환기구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지, 또 다른 출입구가 있는지 조사했고 조들호의 전 부인 해경은 그 비밀 장부로 인해 피해를 볼 사람이 이명준을 죽였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아버지와 정 회장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욱은 분노를 금치 못하며 조들호를 풀어줬다. 장부는 이명준의 친동생인 이소정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갖기 위한 정 회장과 조들호의 대결이 시작됐다.
박신양은 연기파다. 대사와 눈빛 하나하나를 만족할 때까지 되풀이하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혼신을 다한 연기와 노력으로 대중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가 ‘조들호’를 통해 던지고 있는 메시지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