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 지나도 팬을 잊지 않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소라. 팬들 역시 감성 어린 이소라의 공연을 절대 잊지 못할테다.
이소라는 지난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된 스페셜 라이브 '그녀 풍의 봄'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48살, 노래 한지 20년이 훌쩍 넘은 이소라는 별을 볼 수 있는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 특유의 감성 가득한 무대를 완성, 아주 특별한 공연을 보여줬다.
이소라는 공연 내내 다소 수척해진 얼굴로 "체력이 떨어진다", "힘들다"는 말을 해 걱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편안해져서인지 유쾌한 입담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다시 없을 또 하나의 명품 공연을 완성해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건 20년 전 만났던 팬에 대한 언급이었다. 이소라는 "20년도 전에 라이브 극장에서 공연할 때 별명이 타투라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저한테 써준 편지랑 책"이라며 책 하나를 공개했다. 이어 이소라는 "그 소녀팬이 '언니 이 책을 보다보면 언니가 좋아하는 사진이 있을거에요. 제가 언니한테 보여주고 싶은 사진과 언니가 좋아하는 사진이 같길 바라며'라고 써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소라는 "어디선가 보고 있다면 언니가 아직까지 이 책이랑 경은이 잊지 않고 있다는 거, 그 선물, 책 지금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볼 줄 아는 그런 눈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는 것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가지고 나왔다"라고 팬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고백했다.
또한 이소라는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진행하면서 만났던 스타들 중 아직까지도 아름다움 변치 않고 기억되는 스타로 故장국영을 언급하며 그와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어 故김광석의 '잊혀지는 것'을 열창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소라는 20대 초반의 젊은 이들이 자신의 공연을 보러 와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수시로 표현했다. 이에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들려줬다. 나이를 먹고 시간이 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많이 느낀다는 이소라.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렇게 만났고 같은 마음으로 이 시간을 함께 했다. 우리는 다같이 빛나는, 별 같은 존재다"라는 아주 특별한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가 왜 오랜시간 동안 대중들의 마음 속에 최고의 가수로 기억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parkjy@osen.co.kr
[사진] V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