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기파 배우 쿠니무라 준이 택한 첫 번째 한국 영화는 '곡성'(나홍진 감독)이다. '곡성'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언젠가부터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본인 역. 한국의 처음 보는 감독과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었다.
쿠니무라 준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감독님을 뵙고 감독님의 됨됨이와 말씀의 내용이 재밌다고 느꼈고, 시나리오를 보면서 다 이해를 못했지만 책도 흥미롭게 느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 그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들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연출작을 보지 않고 결정할 만큼 '곡성'이 매력적인 시나리오였느냐"는 질문에 대해 "결정할 때까지 시간은 걸렸다. 역할 자체가 여태까지 해본 적이 없는 역이라서 도전이 됐고, 고민이라기 보다 망설였던 부분은 있었지만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결정한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내 역할은 거의 옷을 안 입고 있다. 내 몸을 그렇게까지 다 노출할 수 있을까도 걱정이었다. 제일 처음에 받은 시나리오는 '혼도시'(일본 속옷)도 없는 전라 노출이었다. 그건 고민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일단 출연 결정을 하고 난 후에는 전라 노출에도 두려움이 없었다. 물론 이후 상영등급을 고려한 조절이 있었고, 다행히 일본인 캐릭터는 '혼도시'를 걸치게 됐지만 그는 "(전라 노출이었다고 해도)영화를 찍을 생각이었다"며 "최종적으로는 감독님이 계속 전라이면 상영등급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와서 그렇게 되지 않았다. 모자이크를 계속 처리하는 게 영화를 망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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