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방송인 강호동과 배우 안재현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둘 다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고, 기본 상식이 다소 부족해 허탈한 웃음을 안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밉지 않고 사랑스럽다.
10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tvN go 예능 ‘신서유기2’에서 강호동과 안재현의 모자란 부분이 더 크게 부각돼 큰 웃음을 선사했다.
나영석 PD는 이날 강호동에게 “예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고 기계를 잘 쓴다고 칭찬했지만, 멤버들이 봤을 때는 여전히 ‘옛날 사람’이었다. 이에 은지원은 “이분은 SNS에 글을 안 쓴다.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보는 줄 안다”고 비하했고, 이수근은 강호동에게 차라리 핸드폰을 먹으라고 하는 게 빠를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호동은 심지어 ‘응용’이란 단어의 뜻을 모른다고 말해 모두를 당황케 했는데, 이어 제작진으로부터 1분 안에 액정보호필름을 기포 없이 붙이라는 미션을 부여받아 ‘멘붕’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강호동은 차근차근 하지 않았고 되는 대로 막 갖다 붙이며 시간을 벌어들이려 했다. 결국 보호필름을 붙이기는커녕 필름을 감싸고 있던 겉테이프를 액정화면에 붙여 주변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말았다.
‘최신 바보’로 통하는 안재현 역시 어리바리한 면모를 드러내며 ‘신서유기2’의 웃음을 담당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던 코너 ‘고요 속의 외침’에서 그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헤드폰을 통해 음악 소리가 크게 울려 앞사람의 얘기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가정해도 “돼지빡돔(?)” “강호동형” “꺼지라고 XXX”라는 말은 너무도 얼토당토 한 답변이었다.
안재현은 ‘신서유기2’를 통해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간의 작품 속 멋진 캐릭터와 달리 ‘대놓고’ 허당이었고, 뇌가 순한 바른 청년이었다. 비록 기본 상식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것.
예능 출연이 전무했던 그가 멤버들과 나영석 PD의 선구안을 통해 자신조차 알 수 없었던 매력을 꺼내보이게 된 셈이다. 제작진이 숨어있던 ‘예능 새싹’을 발군해낸 셈이다. 이 프로그램 이외에 아직까지 또 다른 예능 출연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는 안재현이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신서유기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