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4’)가 기로에 놓였다. 기존 출연자들이 모두 하차하고 새로운 커플만 남은 가운데, 팬덤이 강한 출연자가 없는 까닭에 주목도가 높지 않기 때문. 일명 ‘핫한’ 출연자가 없는 ‘우결4’의 캐스팅 실험은 행운이 담겨 있는 긁지 않은 복권이 될까, 도전 정신만 확인한 씁쓸한 실패가 될까.
‘우결4’는 오는 14일 새 커플인 매드타운 멤버 조타와 모델 김진경의 첫 방송이 전파를 탄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개월간 사랑을 받은 육성재와 조이의 후임이다. 이로써 ‘우결4’는 현재 출연 중인 가상 커플이 모두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신혼 커플로만 채워지게 됐다. 에릭남과 마마무 멤버 솔라, 조세호와 차오루, 조타와 김진경까지 보여줘야 할 것들이 많은 신입 가상 커플이다.
‘우결4’는 최근 제작진이 바뀌면서 출연자들도 자연스럽게 하차 수순을 밟았다. 새 수장이 들어선 ‘우결4’는 일단 조합 자체는 신선하다고 볼 수 있다. 막강한 팬덤을 가져서 화제성이 높았던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결4’는 그동안 어느 한 커플은 팬덤이 많은 출연자가 있어 논란이든 인기든 시끄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현재 출연 중인 세 커플 모두 파괴력 있는 팬덤이 있거나, 인지도에서 남녀노소가 알 만한 출연자는 아니라는 약점이 있다.
‘우결’ 시리즈가 그동안 인기 스타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통해 환상을 자극하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잘 나갔던 프로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우결4’의 새 출연자들은 그에 해당하는 경우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 어떻게 보면 제작진의 변화를 주기 위한 파격적인 실험이고, 어떻게 보면 흔히 말하는 캐스팅이 세지 않아 주목을 받지 못하는 악수일 수 있다.
‘우결’은 방송 이래 논란이 끊이지 않은 프로그램. 가상 결혼을 다루는 까닭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과 대본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제작진은 녹화 당시 출연자들의 마음은 꾸미지 않으며, 제작진의 개입은 없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이 거듭될수록 프로그램에 대한 극강의 ‘안티 세력’이 형성됐다. 물론 출연자들의 팬들은 욕하면서도 볼 수밖에 없다며 열혈 시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호감과 비호감을 오고가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 같은 논란과 화제를 오고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우결’이 걸어온 길이다.
다만 최근 들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워낙 장수 예능이기도 하고 방송을 이어오며 호감보다는 비호감의 시선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여기에 욕하면서도 시청을 했던 인기 많은 출연자들의 팬들이 이번 물갈이로 인해 대거 이탈하면서 화제성이 확연히 줄었다는 점이다. 인기 아이돌로 프로그램을 꾸리면 ‘스타 마케팅’을 한다고 욕을 먹지만, 결국 출연자가 흔히 말해서 약하면 지금처럼 화제성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물론 이번에 투입된 새 얼굴들이 대박을 터뜨리는 복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아직 가상 결혼 초기라 서먹한 분위기가 해소되고 나면, 그리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스타들의 매력이 호감으로 다가온다면 제작진이 선택한 ‘약한 캐스팅’은 ‘신의 한 수’가 될 터다. / jmpyo@osen.co.kr